-환투기 세력에 대한 견제 등 다양한 검토 중
외환당국이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패'를 보이지 않으려는 의도다. 외환당국은 "현 상황에서 말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고 판단, 환율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일체 '함구령'을 내렸다.
최근 외환시장에서 외환당국의 개입과 그 방식이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아찔할 정도로 수직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어떤 형태로건 외환당국이 나설 것이란 예측이다.
외환당국의 '입조심'은 지난해 강만수 경제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았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외환당국의 고위층들은 지난해 환율 관련 언급을 수시로 내보냄으로써 불필요한 '설화(舌禍)'를 겪었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수출 확대 등에 도움이 된다. 일정 수준 상승을 용인할 필요가 있다"(상반기)에서 국제 원유가격 급등 등이 나타나자 "일정 수준 이상의 환율 상승을 용납하지 않겠다. 보유외환을 풀어서라도 환율시장을 안정시키겠다"(하반기)며 입장을 180도 바꿨다.
외환당국은 이같은 1기 경제팀의 오류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가볍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외환당국 다른 관계자는 "개입 시기와 규모, 방법 등을 놓고 여러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태로, 곧 그 실체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고, 단순 대응이 아니라 다단계식 접근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 상황에서 외환당국의 입이 아닌 행동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지난해처럼 '순진하게' 개입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입을 통해 외환투기 세력에 대한 견제 등 여러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