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는 없었다" 환율 25원 급등,1506원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2009.02.2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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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한때 1515원..원/엔 한때 사상최고 1600원

탄식만 나왔다. 20일 원/달러 환율이 9일 연속 급등세를 이어가며 1500원대까지 올라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 급등한 150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11월24일 장기고점 1513원 이후 59거래일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1515원에 거래되며 장기고점을 돌파할 기세마저 보였다.



이날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을 비웃기라도 하듯 1500원, 1510원선을 간단하게 무너뜨리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대형 조선사의 수주 계약이 취소되거나 발주시점이 연기되는 등 국내 수출업체의 실적 악화가 외화부족 문제로 부각되면서 환율 급등세가 이어졌다. 국내 증시 주가가 급락해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가 강해지면서 환율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대형 달러매물로 환율 하락세를 주도했던 조선사들이 지난해 말 수주가 끊기면서 네고물량이 줄어 환율 하락압력이 적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선사들이 상반기 실적만회를 위해 환율이 더 오를 때까지 달러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어 환율이 더 오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원 오른 1483원에 개장했다. 이날 국내 증시 주가가 급락하면서 외환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1.15포인트(3.72%) 급락한 1065.95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36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 치워 환율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장 초반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에 눈치를 보며 장중 한 때 하락반전해 1477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외환시장 개입 낌새가 보이지 않자 환율은 가파르게 상승폭을 키워 1500원, 1510원선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가 보이지 않고 수출업체의 네고물량 등 달러 매도세가 관측되지 않으면서 환율은 거침없이 급등했다. 그나마 장 막판 '아세안+3'가 통화스와프 규모를 확대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환율이 상승폭을 축소해 우려하던 환율 장기고점 경신은 피할 수 있었다.

이날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이 투기적 성향이 있고 쏠림 현상이 과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지만 적극적인 환율 방어에는 나서지 않았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 선이 붕괴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월별 외환보유액 집계에 들어가지 않는 오는 26, 27일(월말일전 2거래일)이 1주일이나 남아 환 방어를 하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율 급등세를 예상한 은행권이 롱포지션(달러 매수)을 구축하면서 환율 상승 쏠림이 더 강해졌다.



이날 원/엔 재정환율은 장중 한 때 사상최고치인 100엔당 1600원 선을 돌파했다. 원/유로 재정환율도 1900원선에 근접한 1890원대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03엔 하락한 94.125엔에, 달러/유로 환율은 1.53센트 급락한 1.2585달러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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