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코스피 "지지선 설정 힘들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2.2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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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선전하던 한국, 이제는 해외 따라 좌우

코스피지수가 올라갈 힘은 없어도 버티는 힘은 있을 것으로 봤던 전망이 여지없이 무너지고 있다. 오히려 너무 잘 버텨 왔기 때문에 매를 더 세게 맞는 국면이다.

우리 증시가 그동안 보여줬던 하방경직성을 근거로 지지선을 이야기하던 증시 전문가들은 이제 더 이상 지지선 설정조차 힘들어 하고 있다. 현재의 흔들림이 대외적인 변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상황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연 저점을 깨고 추락하고 있지만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증시와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였던 우리 증시의 디커플링 현상은 끝이 났고 당분간 해외 증시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등 선진국 증시가 전 저점을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증시는 이제 빠지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우지수는 이미 지난해 11월 저점을 뚫고 내려가 6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이다. 결국 코스피지수도 고점과 비교하면 많이 빠진 것으로 보이지만 저점과 비교하면 아직 덜 하락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증시 상황에 대해 "환율 등 증시를 둘러싼 가격 지표들이 크리티컬 포인트를 넘어서면서 와락 무너지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월초까지만 해도 우리 증시가 해외 증시와 부분적으로 디커플링 국면이었지만 당시의 모습이 오히려 과도했던 측면이 있었다"며 "해외 증시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우리 증시만 독자적으로 갈 수는 없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라며 "지금은 전세계적인 혼란시기이기인 만큼 외부에서 충격이 전해지면 국내 증시도 함께 휘청거리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1100선에 이어 연저점이었던 1080선마저 무너지면서 코스피지수의 지지선을 어디에 설정할 수 있을지조차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당장 1000선이 눈에 들어오지만 해외쪽 움직임이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가 어려우 1000선이 지켜질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그동안 코스피지수가 잘 버텨왔지만 해외쪽 흐름이 부정적으로 흐르면서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라며 "당장 1000선을 지지선을 볼 수 있겠지만 해외 쪽움직임에 따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동유럽 국가들의 위기, GM 등 미국 자동차 업계의 처리 방향 등 해외 쪽 움직임에 따라 코스피지수의 바닥 전망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에 1000선 이하로 떨어지면 저점을 테스트하게 될 경우 오히려 증시에는 긍정적인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현철 팀장은 "이번 조정기에 1000선을 깨고 전저점 수준까지 내려 간다면 짧게 보면 상반기, 길게 보면 연간 기준으로 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연구원도 "최악의 국면을 한번 경험해 본 상황이기 때문에 지수가 전저점까지 가게 되면 오히려 투자자들 사이에 자신감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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