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과 은행 "3월 위기? 천만의 말씀!"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9.02.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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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한은, 3월 위기설 반박 자료 내놔

-시중은행, 달러 조달 비용 높아져 조달 시기 늦춰
-설사 외채 모두 상환해도 충격 흡수 가능
-올 만기도래 외채, 외환보유액의 12%에 불과

"달러를 못 구해서가 아니라 조달비용이 너무 높아 '타이밍'을 찾고 있다."(시중은행 외화담당 관계자)



한국은행이 19일 시장에 퍼지고 있는 '3월 위기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료를 이례적으로 내놨다. 시중은행의 외화차입 현황을 보면 "외화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는 근거 없다"고 결론 내렸다.

시중은행들도 같은 입장이다. 대부분 은행들은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크게 오름에 따라 외화조달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긴급한 달러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에 조달비용이 치솟은 지금, 굳이 달러를 구할 이유가 없다.



외화유동성 위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시중은행의 외화부족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쪽으로 요약된다.
한은과 은행 "3월 위기? 천만의 말씀!"


◇"3월 위기, 실체없다"= 한은이 이날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 동향'을 통해 △올해 만기도래하는 시중은행의 외채 규모가 그다지 많지 않고 △단기외채 차환율도 크게 높아져 외화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2~3월중 만기도래 규모는 104억달러이고, 2월부터 12월까지는 245억달러 수준이다. 이는 1월말 현재 2017억4000만달러를 기록한 외환보유액과 견주면 12.1% 수준이다. 최악의 경우 올해 시중은행의 올 만기도래분이 모두 상환된다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시중은행의 단기외채 차환율은 갈수록 높아져 이달 들어 104%까지 올랐다. 만기도래하는 단기외채 대부분이 연장되고 있는 것. 지난해 10~12월중 단기외채 차환율은 40%를 밑돌았다. 은행들은 어쩔 수 없이 일제히 신규로 달러를 빌려야 했고, 이에 따라 극심한 '달러 가뭄'에 시달렸다. 하지만 단기외채에 대한 상환압력이 크게 줄며 긴급한 달러 수요도 크게 감소했다.


서정석 한은 외환분석팀 과장은 "최근 은행들의 외화차입 움직임을 보면, 여유 있는 은행들의 경우 주도권을 갖고 조달비용을 낮추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며 "올 1월 들어 1년 이상의 중장기 외화차입이 늘었고 외화보유액 규모와 미국 일본 중국 등과의 통화스와프 체결 등을 감안할 때 외화유동성 위기 사태는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달러, 좀 있다 사야지"= A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달러를 넉넉하게 확보해 긴급한 달러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3월 위기설의 경우 일본계 은행 결산관련 자금회수였는데, 우리 은행은 이미 기존 일본계 차입금을 상환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계 자본의 이탈에 대해 시장에서 과민반응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지금 (외화자금) 시장 자체는 빌리는 쪽에 불리한 여건이기 때문에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동시에 안정적인 형태로 조달하기 위해 시기를 엿보고 있다"고 전했다.

B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외화채권 발행의 경우 결국 타이밍이 중요한데, 언제가 좋을지 딱 부러지게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현재처럼 조달비용이 높은 상태에서 서둘러 나설 필요가 없다는 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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