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크라이슬러, '죽어야 산다'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09.02.1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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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자구안 제출… 정부 승인 안나면 파산

GM·크라이슬러, '죽어야 산다'


미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자동차사가 마지막 생존을 건 자구계획을 17일(현지시간) 정부에 제출했다.

양사의 계획안은 '죽어야 산다'고 할 만큼 획기적이고 대규모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담고 있다.

미 정부는 새로 구성된 자동차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자구책 이행을 면밀히 검토한 후 오는 3월 31일까지 이들의 회생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이들의 자구책이 회생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면 양사는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GM =GM은 117쪽에 달하는 자구안인 '2009~2014 GM 구조조정 계획'을 통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2012년까지 미국 내에서 5개 공장을 추가로 폐쇄하고 올 연말까지 국내외에서 4만7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방만한 자회사도 정리에 나선다. '허머'는 올해 안에, '새턴'은 2011년까지 매각에 실패하면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또 폰티악은 생산 감축을, 스웨덴 사브는 매각을 검토중이다.

GM은 보유 브랜드를 현재 8개에서 시보레, 뷰익, 캐딜락, GMC 등 4개로 줄여 하이브리드 및 연비가 좋은 차 위주로 '적지만(fewer), 더 나은(better)' 차량제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년 내에 수익성을 회복한 후 2017년까지 정부 지원금을 상환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GM은 이와함께 최대 166억달러의 추가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크라이슬러=크라이슬러는 총 근로자의 6%에 해당하는 3000명을 추가 감원키로 했으며, 생산 능력을 연간 10만대 가량 감축키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계획했던 120만대에서 130만대로 늘었다.

또 3개 모델의 생산을 중단하는 한편 고정비용 7억달러를 삭감하고, 올해 안에 3억달러 규모의 무수익 자산을 처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12년부터 정부 지원금 상환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크라이슬러는 자구안을 제출하며 정부의 지원 및 노조와 채권단의 희생이 없다면 파산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70억달러를 요구했다 40억달러만 지원받은 크라이슬러는 이번에 50억달러의 추가 자금을 요청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보다 많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크라이슬러가 30억달러의 자금지원을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아울러 크라이슬러의 대주주는 20억달러의 회사 대출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

◇공은 정부 손으로, 회생 가능할까=GM과 크라이슬러의 자구책이 정부에 제출됨에 따라 이제 이들의 회생 여부는 정부의 손에 달렸다.



미 재무부는 양사의 자구책을 검토한 결과 실질적인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이미 지원한 자금에 대해서도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정부는 우선 대통령 직속으로 자동차업계 태스크포스(PTFA)를 구성, 구제금융 및 구조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GM, 크라이슬러, 포드 등 미국 자동차대기업 '빅3'는 전미자동차노조(UAW)와 비용절감안에 대해 잠정적인 합의를 이뤄 연방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에 한 발짝 다가섰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뇌관'은 여전히 존재한다.

GM과 크라이슬러는 내년에 노조가 운영하는 은퇴자 건강보험 기금에 지출하는 비용의 절반을 현금 대신 주식으로 지급하고, 추가 실업 급여 지급을 없애는 등 노동비용을 삭감해야 한다.

채권단과의 문제도 변수다. GM은 275억달러 규모의 무보증 채권을 3분의 1 수준인 92억달러로 줄일 것을 정부로부터 요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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