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금융그룹으로 간다

더벨 박준식 기자 2009.02.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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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포기 후 금융사 육성 "덩치 키울 M&A 추진"

이 기사는 02월16일(15:3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화 (29,800원 ▲400 +1.36%)그룹이 금융 계열사 주도의 신 성장 동력 육성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하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지 한 달 만에 김영혜 제일화재 (0원 %) 이사회 의장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계열 보험사 통합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의 제일화재 인수 가능성은 지난해 6월 메리츠화재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포기하면서부터 제기됐다. 김승연 회장의 도움을 얻은 김영혜 의장이 위임한 의결권을 되찾을 가능성이 낮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화그룹이 제일화재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이후 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과 통합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실시되는 올해부터는 금융사의 자기자본투자(PI) 영역이 확대되면서 자본 확충을 통한 대형화가 생존의 필수 요건이다. 때문에 한화그룹은 장기적으로 대한생명을 비롯한 금융 계열사를 통합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한화그룹이 대우조선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수그러들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한화가 현대중공업과 포스코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자 금융 계열사 구조조정은 당분간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본격화되던 제조업 위주의 성장 전략은 지난달 말 대우조선 인수가 좌절되면서 두 달 만에 빛을 잃었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락과 시장 침체에 따라 기존 주력 계열사인 한화건설과 한화석유화학의 이익까지 급감하면서 제조업 성장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대신 금융 계열사 통합 시나리오가 다시 힘을 얻었다.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6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보단 금융사 통합을 통한 실익이 비용 측면에서 훨씬 부담이 적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뤄져 오던 금융 계열사 통합의 첫 단추인 제일화재의 인수가 16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대한생명을 정점으로 한 금융지주사 통합 이전에 손해보험사를 합병하는 작업이 본격화된 것이다.



한화그룹은 장기적으로 생보와 손보 통합을 이루고 한화증권 등 남은 금융사도 한데 묶을 계획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중소보험사와 증권사를 인수하는 전략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 경우 한화가 계획한 금융사 중심의 신 성장 동력 확보는 한층 힘을 얻을 전망이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그룹 전체가 비상경영에 돌입한 이후 향후 주력사업(Cash cow)이 될 분야에 대한 검토가 면밀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2000년 이후 인수한 대한생명과 한화손보 등의 영업성과가 그룹 내에서 두드러지고 있어 금융 서비스 분야의 특화전략이 상당한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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