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도 모임 출범…정계복귀 시동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02.1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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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를 생각지 않고 혼자 빨리 가려면 동행이 안된다. 대선 1년 전에 누가 주자를 할 것이냐를 두고 싸우면 되지 앞으로 2~3년은 공동 목표로 시선을 맞춰 일해야 한다."

10일 7개월 만에 '외출'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는 당의 화합을 주문했다. 여의도 수출입은행 대강당에서 열린 자신의 연구재단 '동행'의 창립식 및 기념 세미나에서다. 강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대표직을 물러나면서 '동행'을 만들었다. 황우여·권영세·나경원·정진섭 의원 등 강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뿐 아니라 친이(친 이명박)· 친박(친 박근혜)계 의원까지 40명에 달하는 현직 국회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강재섭도 모임 출범…정계복귀 시동


강 전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지금 당의 생각이 분열돼서 나오니까 국민이 밀어줄까 말까 하고 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모두 통합되고 작은 이견이 있어도 조율해 나가야 밀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1년여 전 정권을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하던 시절도 언급했다. 강 전 대표는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내가 한나라당은 비빔밥 정치를 잘하지 않으면 다 망한다고 했는데 지금이야말로 비빔밥을 잘 비벼야 하고 동행을 해야할 시기"라며 "그때로 돌아가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래야 5년 뒤에 우파가 잘하니까 국민이 정권을 또 맡기지 그러지 않고 우왕좌왕하면 남에게 뺏긴다"고 덧붙였다.



이야기는 18대 총선에 불출마한 사연까지 이어졌다. 강 전 대표는 "대선·총선까지 단합을 잘 했는데 다만 총선 때 공천 후유증이 있어서 당 화합의 밑거름이 되려고 공천을 반납했다"고 당시의 소회를 밝혔다.

강 전 대표의 이날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선 차기를 준비하는 포석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희태 대표는 축사에서 "정치적 거목인 강 전 대표가 무엇 때문에 재단을 설립했는지는 이미 마음속에 다 그려져 있을 것"이라며 "강 전 대표가 어디에 이르는지 같이 동행하러 온 여러분들이 축하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자"고 말했다.

하지만 강 전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대표를 지내면서 사회통합 기능을 하는 재단법인을 출범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고용한파가 아니라 고용빙하기라고 하는데 동행은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한 재단으로 정치결사체가 아닌 정책발전소"라고 밝혔다.


이날 창립식에는 김형오 국회의장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정몽준·송광호·박순자 최고위원 현역의원 및 당직자를 비롯해 100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축하 화환을 보냈다. 강 전 대표는 일단 4월 재·보선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동행' 출범으로 정치 복귀는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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