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몽(夢)자 정몽준 의원, 꿈은 뭘까요?"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9.02.0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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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6일 정책연구소 창립···대권 행보 준비하나

"꿈 몽(夢)자 정몽준 의원, 꿈은 뭘까요?"


"한마디 할 때 마다 아슬아슬하다"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6일 여의도에 정책연구소 문을 열며 한 말이다.

정 의원은 연구소에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 이란 뜻을 가진 순 우리말 단어를 넣어 '해밀을 찾는 소망'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정 의원은 개소식에서 "최고위원으로서 아침 회의 때마다 한마디씩 하지만 내가 듣기에 아슬아슬하다"고 밝혔다.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중책에 걸맞은 '한 마디'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평소 주워들은 잡다한 지식과 아침 신문 칼럼이나 사설을 보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보다 책임있게 일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구소를 마련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얼마 전 미국을 다녀오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비서실장이 쓴 책 '빅 아이디어스 포 어메리카(Big Ideas for America)'라는 책을 읽었다고 소개하며 미국 정치와 우리나라 정치가 비슷하다는 얘기를 풀어갔다.



정 의원은 "정치인이 하는 일이 폴리틱스(polotics)와 폴리시(policy)인데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둘 다 정책 수립엔 관심이 없고 정쟁에만 매달리는 것 아니냐고 했다"고 책 내용을 소개했다.

또 "정쟁도 중요하지만 정책 수립하는 사람의 특징은 대개 순진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 정치인도 조금은 순진해질 필요가 있다"며 "순진한 사람들이 모여 순수한 정책을 연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정치ㆍ행정, 외교ㆍ통일ㆍ국방, 경제,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또 차기 대권 행보를 위한 외연 확대 작업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정 의원 측은 일단은 '경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을 먼저 찾겠다는 것이다. 창립기념 토론회 주제도 '글로벌 경제 위기 속 정치의 역할'이었다.

연구소는 경제위기 극복과 정치발전을 위한 정책 연구의 개발을 모토로 각 분야 교수 및 전문가 30여명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연구소 멤버는 지난해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캠프에서 활약했던 인병택 전 주 도미니카대사, 정태용 전 국방장관 보좌관, 홍윤오 전 홍보특보 등으로 짜여졌다.

한편, 이 날 개소식과 이어진 토론회에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 홍준표 원내대표, 이윤성 국회부의장, 이상득, 김효재, 안경률, 주호영, 전여옥, 고승덕, 김소남, 조해진. 주광덕, 조진래, 안효대, 이은재, 김성태, 조윤선, 정두언, 손숙미, 원희목 등 40여 명의 의원과 400여 명의 참석자들이 함께 했다.

박희태 대표도 축하의 덕담을 건넸다. 그는 "이름에 '꿈'(몽)자가 들어간 정 의원은 정말 꿈의 사나이"라며 "그 꿈이 무엇일까요"라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윤성 국회 부의장도 "정 의원은 선이 굵은 것 같으면서도 아주 섬세한 사람"이라며 "어느 순간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연구소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과거, 현재, 미래를 창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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