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오늘은 구제안 기대, 8000 회복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2.06 06:49
글자크기

'시가평가 유보' 조항 전망에 금융주↑… 소매 선방 유통주도↑

뉴욕 증시가 일제히 반등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06.41포인트(1.34%) 오른 8063.07을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13.62포인트(1.64%) 오른 845.85, 나스닥 지수 역시 31.19포인트 (1.06%) 오른 1546.24로 장을 마쳤다.

개장전 발표된 고용지표가 '최악'을 기록하면서 장초반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미 증시는 중반이후 상승탄력을 회복했다.



월마트를 비롯한 소매업체들의 1월 매출이 예상보다는 양호했다는 안도감이 유통주를 지탱했고, 어제 실적을 발표한 시스코를 중심으로 기술관련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시가평가제 유보를 포함한 금융구제법안이 9일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로 금융주들이 장 후반 일제히 강세로 돌아섰다.



경기부양안이 이르면 이날 오후 상원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주가에 긍정요인이 됐다.

◇ '시가평가 유보' 가능성, 금융주 강세

미 금융구제법안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규모가 축소돼 다음주 월요일(9일) 발표될 전망이다. 금융구제법안에는 '시가평가(mark to market)' 유보조항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와 블룸버그 등 미 언론은 5일(현지시간), 재무부가 9일 금융구제안을 발표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저녁 8시 기자회견을 통해 구제방안에 대한 지지를 요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가평가 유보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5일 미 증시에서 금융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씨티 J.P모간이 각각 1.2%, 2.1% 올랐으며, 역시 부실자산으로 고전하고 있는 비자가 9.4%, 마스타카드도 14.1% 급등했다. 비자에 이어 신용카드사 마스타카드의 분기 순이익이 주당 1.87달러로 월가 예상치 1.62달러를 초과하는 성과를 냈다.

연봉제한 등 정부규제를 피하기 위해 1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조기 상환할 것으로 알려진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는 5% 이상 상승폭이 확대됐다.

특히 국유화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으로 한때 16%이상 추가 급락하며 20년래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던 뱅크오브 아메리카는 3% 상승세로 급반등했다.
장중 한때 전날에 비해 16% 이상 폭락하며 주당 3달러95센트까지 내려갔다. 종가기준으로 BOA주가가 4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1984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라덴버그 탤만의 딕 보브 애널리스트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이같은 주가는 투자자들이 BOA가 결국 망해서 국유화될 것으로 믿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 가라앉는 BOA 주가에 바윗돌을 얹었다.

◇ 소매업체, 매출 '최악' 불구 바닥기대 심리로 강세

5일(현지시간) 톰슨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미국내 35개 대형 소매 체인점들의 지난달 동일점포(1년 이상 영업중인 점포)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평균 1.8% 감소, 4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그러나 일부 개별 업체들의 실적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는 이날 지난달 미국내 동일점포 매출이 2.1% 늘었다고 발표했다. 식료잡화 할인상품, 4달러짜리 의약품 등 저가상품 매출액이 늘었다.
애널리스트들은 동일 점포 매출이 1.1%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날 오후 월마트 주가는 4.6% 올랐다.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는 동일점포 매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적은 4.5%에 머물렀다고 발표, 5.2% 주가가 상승했다.

할인 체인점 타깃은 동일점포 매출이 3.3% 하락했고, 의류업체 갭은 23%, 리미티드 브랜즈 9% 뒷걸음질쳤다. 등 대부분 유통업체가 여전히 매출 감소를 면치 못했다.
애버크롬비 앤드 피치는 지난달 매출이 20%나 급감했음에도 전망치(-26%)를 웃돌았다는 안도감에 10% 급등했다. 갭 역시 6% 올랐다.

◇유가 반등, 엔화 약세



미 증시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국제유가가 소폭 반등했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는 전날에 비해 배럴당 85센트 오른 41.17달러로 마감했다.

장초반 고용 지표 악화 여파로 배럴당 39.46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미 증시가 상승세로 방향을 굳히면서 강세반전했다.



미 증시가 금융주를 중심으로 반등하며 엔화가 약세를 보였다.

오후 4시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40% 하락(달러 가치 상승)한 1.279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1.15% 급등(달러가치 급락)한 1.4636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0.5%포인트 금리를 내린 영란은행이 금리인하 행진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파운드 급반등을 초래했다.



엔/달러 환율은 1.69엔(1.89%) 급등(엔화가치 하락)한 91.12엔을 기록했다. 한때 92.25엔까지 오르며 달러 대비 4주만에 최저치 수준으로 내려갔다. 미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된 점이 엔화 약세의 배경이 됐다고 전문가들은 평했다.

◇美신규 실업수당 청구자 26년래 최다…감소 전망 뒤엎어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수가 3만5000명 증가한 62만6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2년 10월 이후 26년래 최다 기록이다. 계속해서 실업수당을 받는 사람들도 478만8000명을 기록해 지난주에 이어 최고 기록을 이어갔다.



6일 발표될 미국의 1월 실업률은 16년래 최고 수준인 7.5%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지만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이날 노동부가 함께 발표한 4분기 비농업부문 노동생산성은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했다. 노동생산성은 1.6% 상승에 머물 것이라는 월가 전망치보다 두 배나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노동 비용은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미국의 12월 제조업 주문은 3.9% 감소해 전망치를 밑도는 결과로 나타났다. 실업률 증가와 경기침체 등으로 국내외 주문량이 줄어들면서 5개월째 제조업 주문은 위축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