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대 호화 아파트의 장기전세, 누구 차지?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2009.02.0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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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자이, 붙박이장 등 일반분양과 동일조건… 116㎡ 2억5000만원 선

↑반포자이 단지 전경↑반포자이 단지 전경


시세 11억원대의 호화 중대형 아파트가 주변 전셋값의 80% 수준에서 장기전세(시프트)로 공급될 예정이어서 무주택 중산층의 시선을 끌고 있다.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서초 반포자이(옛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 임대주택 419가구를 이달말 공급할 계획이다. 84㎡(25평형)이 319가구, 116㎡(35평형)이 100가구다.



SH공사의 임대주택은 주변 전셋값의 80% 수준에서 최장 20년을 지낼 수 있는 장기전세주택이다. 반포자이 116㎡의 매매 시세는 11억원대. 같은 평형의 주변 전셋값이 3억원선이어서 장기전세 공급가는 2억5000만원선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주택금융공사의 장기전세 대출을 이용하면 입주자는 최고 1억원까지 자기자금을 줄일 수 있다. 강남권 인기 주거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살면서도 집값으로 목돈이 잠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품질도 일반 분양에 뒤지지 않게 고급화했다. GS건설이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화' 위헌소지 가능성에 따라 일반 분양을 염두에 두고 마감재를 동일하게 시공했다. 116㎡의 경우 발코니를 확장하고 전 침실에 붙박이장을 설치했으며, 가스오븐렌지 식기세척기 김치냉장고를 빌트인으로 장착했다.

SH공사는 노른자위 입지 여건을 감안해 반포자이 장기전세가 수십대1의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포자이 공급분부터는 무주택 가구주 기간, 서울시 거주 기간, 가구주 나이, 부양가족 수 등을 점수화해 그 합산 순위로 입주자가 결정된다.


다만 입주자의 소득수준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때문에 일각에선 공공에서 서민이 아닌 중산층을 위한 임대를 공급하는 게 옳은지가 여전히 논란거리다.

서울시는 반포자이재건축조합으로부터 3.3㎡당 1000만원(땅값 포함)에 매입해 800만원 수준에서 일반에 공급한다. 초기 차액 손실은 시 재정에서 떠안는 구조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장기전세는 소유에서 거주로 주거 철학을 바꾸는 관점에서 접근했기 때문에 중산층 이상도 살 수 있는 상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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