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에서 희망찾고 웹에서 판로 찾고"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2009.02.0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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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쇼핑몰 이로운몰 런칭]<3>입점업체 박찬웅 현재농원 대표 인터뷰

"녹색에서 희망찾고 웹에서 판로 찾고"


공장 가동률은 물론 자영업자 숫자까지 외환위기 때만큼 떨어졌다는 요즘 연간 40%대 고성장을 누리는 벤처 기업인이 있다. 경북 영주의 벤처농업인인 박찬웅(41, 사진) 현재농원 대표가 그 주인공.

유기농 표고버섯을 재배하고 천연조미료를 생산하는 현재농원은 지난해 불경기 와중에도 4억5000여만 원의 매출을 냈다. 2007년 매출이 3억여 원이었으니 전년 대비 40%대 성장률이다.



박 대표는 2008년 정부가 선정하는 임업분야 신지식인 대상을 수상했다. 2000년 임업후계자로 선정된 이후 2500평의 표고버섯 농장을 경영하며 과학영농을 추진한 공로였다. 박 대표는 친환경 농법을 도입해 2003년 무농약인증, 2005년 전환기 유기농산물인증, 2007년에 유기농인증을 받아냈다.

지난 2005년에는 표고버섯을 이용한 천연조미료 '아시맛'(과립형, 티백형) 개발에 성공했다. 지금은 마, 하수오, 뽕잎, 도라지 등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까지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가 회사 매출을 4억5000여만 원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무려 9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박 대표는 서울에서 15년간 잘 다니던 무역회사를 포기하고 귀향해 피자가게를 열었다. 소백산 산림을 바라보며 인생의 목표를 다시 잡았다.

"국토의 60%인 산림, 이 산림으로 농촌 대체소득을 높여보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지난 2000년에 피자로 번 돈을 모두 표고버섯 재배사 조성에 쓸어 넣었죠."

첫 수확의 기쁨보다 먼저 놀라움이 찾아왔다. 농협공판장에 한 차(1t)를 출하했는데 물건 값으로 130만 원을 받은 것이다. 투자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었다.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 속에 그는 우연히 마을 스피커에서 울려 퍼진 안내 방송에서 희망을 다시 찾았다. 건조기 구매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건조기를 구입한 박 씨는 냉동실에 처박아 놓았던 표고버섯을 말려 직접 만든 포장지에 싸서 대도시에 명절용 선물세트로 내놓았다. 130만 원 하던 버섯은 600만 원으로 둔갑했다.



그래도 고생은 끝나지 않았다. 천연조미료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가공공장을 지었지만 문제는 기술이었다. 몇 번의 기계 교체로 자금은 말라버렸다. 자금난으로 고전했지만 박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시장으로 가자고 마음먹고 찾은 것이 '녹색'이었어요. 아토피와 당뇨병 때문에 치료식 하는 사람들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현재농원은 유명 유기농전문 판매장과 등 대형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지만 박 대표는 농업벤처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로 여전히 유통을 꼽았다.



"우리나라 농업의 문제점이 규모화가 안 되어 있다는 겁니다. 로하스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개인은 친환경상품을 유통시키기가 어려워요. 저한테 상담 요청하는 후배들도 주로 유통경로를 고민하고 있더군요."

박 대표는 최근 '괜찮은 느낌'의 판로 하나를 만났다. 지난 5일 출범한 친환경쇼핑몰 이로운몰(www.erounmall.com)이 그곳이다.

"어떤 쇼핑몰이든, 어떤 매장이든 바이어들은 먹이사슬의 상위 부분에서 내려다보듯 공급자를 대했거든요. 그런데 이로운몰은 기존 바이어와 다르더군요. 동등하게 대해줘요."



박 대표는 "프리오픈 상태의 이로운몰에서 판매를 시작했는데 초기였는데도 다른 몰보다 판매가 좋았다"며 "이로운몰 같은 유통 경로가 더 발전해 농업벤처 후배들이 녹색시장에 좀 더 쉽게 접근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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