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은 4일 ㈜두산의 2008년말 기준 자회사 주식가액이 전체 자산의 50%를 넘어 5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행 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보유 중인 자회사 주식들의 값어치가 자산의 5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소주 ‘처음처럼’을 만드는 주류 사업부문을 롯데그룹에 매각한 것은 올해초 계약이 이뤄졌고 아직 잔금도 치러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해말 자산 규모에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 2006년 두산그룹은 3년내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며 올해가 그 3년째다.
두산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게 되면 크게 2가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첫째는 배당소득에 대한 세제혜택이다. 현행 법상 지주회사는 지분율 20∼40%의 상장사와 지분율 40∼80%의 비상장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가운데 80%를 세제상 익금에서 뺄 수 있다. 또 지분율 40% 이상의 상장사, 80% 이상의 비상장사로부터 오는 배당금은 전액 익금에서 빠진다. 익금이 줄어드는 만큼 법인세도 적게 낸다. ㈜두산의 경우 지분 40% 이상을 가진 두산중공업, 삼화왕관, 오리콤 등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대해 전액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두번째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주가 상승여력 확보다. 순환출자 구조 대신 투명한 지주회사 체제를 채택함에 따라 대외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를 확보하게 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두산그룹은 한층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출 수 있게 됐다"며 "지주회사인 ㈜두산을 중심으로 핵심사업 집중과 주주가치 증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은 지난 3년간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두산을 중심으로 한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는 한편 동아, SRS, 생물자원, 두산타워 등의 사업을 분할하고 종가집김치, 테크팩, 주류 부문을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은 부채비율도 2005년말 300%대에서 작년말 80%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현행 법상 지주회사는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두산은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사외이사후보 추천제, 서면투표제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조용만 ㈜두산 상무는 "지주회사 전환 여부는 오는 3월 있을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며 "그러나 통상 감사 후에도 결산 실적이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지주회사 전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