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방배역 등 전철역 4곳서 석면검출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2.0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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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환경硏 21개 전철역사 조사결과, 역사내 공사 등 원인

↑방배역 시료채취모습 ⓒ시민환경연구소↑방배역 시료채취모습 ⓒ시민환경연구소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석면물질이 여전히 서울 시내 지하철역사 4곳의 승강장 먼지에서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는 지난 11~15일간 서울 2호선 15개 역사와 4호선 6개 역사 등 총 21개 지하철 역사 승강장 내 먼지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석면이 검출된 곳은 서초역·방배역·봉천역 등 2호선 3개역과 한성대역(4호선) 등 총 4곳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봉천역 내 먼지에서 석면물질인 트레몰라이트가 2%, 고형 시료에서 5%가 각각 검출됐다. 서초역에서는 액티놀라이트 0.1%가, 방배역과 한성대입구역에서는 트레몰라이트가 시험방법에 따라 각각 0.3~0.5%씩 검출됐다.



연구소는 "실질적으로 기준치를 상회하는 수준의 석면 입자가 대기 중에 떠다니다 가라앉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지하철역사가 건설된지 수십 년이 지나며 건축자재 중에 섞인 석면물질이 떨어져 흩날리거나 △역사 내 각종 공사 중 석면방지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아 석면가루가 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연구소는 "최근 스크린도어, 엘리베이터 등 대형공사와 각종 통신공사, CCTV 및 광고TV 설치공사가 전 역사에 걸쳐 이뤄지고 있는데 석면을 안전하게 다루는 공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그간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지하철에 석면이 다량 사용된 것을 인정하면서도 대기 샘플링 조사에서 전혀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강변하면서 석면자재 부위에 각종 공사를 불법·탈법적으로 계속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 "노후화와 각종 공사로 인해 석면뿜칠이 승강장 바닥에 떨어지는 상황임에도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플라스틱으로 가려놓고 승객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며 "석면이 검출된 4개 역사에서 지난해 매일 평균 15만9903명이 석면이 흩날리는 역사를 이용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 방배역사 천장에서 떨어지는 석면을 가리기 위해 설치한 플라스틱 조각 ⓒ시민환경연구소↑ 방배역사 천장에서 떨어지는 석면을 가리기 위해 설치한 플라스틱 조각 ⓒ시민환경연구소

석면은 마그네슘과 규소를 포함하는 갈섬석 계열 암석 등 천연광물을 잘게 부숴 섬유로 만든 것을 이른다.

머리카락 5000분의 1 정도의 굵기로 솜처럼 부드럽고 보슬보슬한 질감이다. 길고 가늘게 갈라져 천으로 제조하는 게 가능하다. 기계적 강도가 강한 데다, 내열성, 내부식성, 내약품성, 흡음력이 뛰어나 자동차 부품이나 건축 자재로 주로 쓰여왔다.



석면이 호흡기를 통해 폐로 일단 들어오면 다른 이물질과 달리 절대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다. 이렇게 한번 흡입된 석면은 흉막에 물이 차는 '흉막삼출액'이나 늑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늑막비후', 석면이 흉막을 뚫어 흉막이 판처럼 두꺼워지는 '흉막반' 등 흉막질환들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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