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월가 보너스 직접 통제한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9.01.3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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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월가 보너스 통제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데이빗 악셀로드는 3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월가 보너스 통제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악셀로드는 지난해 대선 당시 오바마 선거 진영의 최고 전략가로 활약했고 지금도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자문을 맡고 있다.



악셀로드는 월가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는 것은 국민 감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에 따라 정부가 금융권 구제금융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어내기 위해서 "일부 월가 고위 임원들에 대한 보너스 지급을 직접 제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앞에선 정부에 손을 벌리고 뒤로는 수백만달러의 보너스를 챙기는 월가의 행태를 일반 국민들이 수긍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최소한 정부가 공적 자금을 수혈받은 대형 금융사 임원들의 보너스는 직접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가 이번 구상을 실현시키기 위해선 분명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할 것이라며 월가의 강력한 반발을 예상했다.

그는 또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이르면 다음주 구제금융 수혜 금융사들에 대한 보너스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가 금융사들은 지난해 184억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이는 사상 6번째 보너스 규모로 다우지수가 1만을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던 2004년과 같은 수준이다.


지난해 월가 보너스 규모는 전년에 비해 44% 줄어들었다. 하지만 사상 최악의 실적과 미국의 경기 침체 진입 등 주변 상황을 생각한다면 이는 분명 지나친 수준이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의 몰염치한 보너스 지급에 대해 직설적인 분노를 터뜨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경제를 제대로 다시 굴러가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보여야 할때"라며 "월가 기업들의 보너스는 무책임의 극치(height of irresponsibility)"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 바이든 부통령,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비공개 회의를 갖기에 앞서 예정없이 카메라앞에 섰다. 가이트너 장관을 대동하고 나타난 그는 월가가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은 지난해에도 200억달러의 보너스를 지급한 것은 부끄러운 일(shameful)"이라고 개탄했다.

특히 "월가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자제심(discipline)을 보여야 한다"며 직접적으로 최고경영자들에게 화살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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