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생계비·복지수준 매년 열악해진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9.01.3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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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순 소장 "종부세 감소로 지방교부세 줄어… 1차피해자는 복지수혜층"

평균근로소득 대비 최저생계비 비율이 20년만에 가장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기초생활 수급자 가정에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없는데도 '급식비 지원' 명목으로 최저생계비를 삭감하는 등 현물급여를 이유로 최저생계비를 줄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류정순 한국빈곤문제연구소장은 30일 서울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2009년 복지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그는 "4인가구 근로자가구 평균소득에 대한 4인가구 최저생계비 비율은 1988년 최저생계비를 계측한 이래 지난해 30.8%로 최하로 낮아졌다"며 "지난해에 비해 최저생계비 인상률이 4.8%에 불과해 올해는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류 소장이 인용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4인가구 근로자 평균소득 대비 최저생계비 비율은 1988년 45%에서 1994년 38.6%, 1999년 38.2%, 2004년 31.9%, 2007년 31.1%로 계속 낮아졌다.



류 소장은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런저런 이유들을 붙여 낮은 수준이나마 최저생계비를 전액 지급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를테면 아이가 없어도 급식비 항목으로 5만7000여원을, 한국방송공사가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TV수신료를 감면해주는 것임에도 이를 현물급여로 간주해 2500원을 각각 최저생계비에서 삭감한다는 설명이다.

또 정부가 장애5~6급과 정신장애4급은 근로능력자, 즉 차상위계층으로 분류돼 기초생활비 지원을 못 받지만, 실제 이들은 시장노동이 불가능해 아무런 지원도 못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류 소장은 이들과 같은 비수급빈곤층의 규모가 372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아울러 류 소장은 "정부는 마치 올해 (보건복지) 예산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수를 5만3000명 증가하도록 책정한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사실은 1만4000명분을 줄인 것"이라며 "부정수급자 색출을 전면에 내세워 기존 수급자를 4만5000명 줄이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실업급여제도, 유가환급제도, 근로장려제도 등 그 어느 한 가지 혜택도 받지 못하는 비수급빈곤층의 존재에 대해 애써 무관심하면서 기초생활 수급자의 숨겨진 소득이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부정수급자 색출에 열을 올린다"며 "자활사업 확대,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실업·반실업 상태의 빈곤층의 소득보장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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