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협력업체들 29일 생존 '중대고비'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1.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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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음결제 몰려… 연쇄 부도시 내달 2일 쌍용차 정상가동 불투명

법정관리 결정을 앞두고 정상가동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쌍용자동차 (5,500원 ▼150 -2.65%)가 29일 중대고비를 맞는다. 쌍용차의 어음결제일인 이날 협력업체들의 연쇄 부도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간 쌍용차와 협력사들은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 경기도와 국회, 금융기관 등에 다각도로 지원요청을 해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쌍용차 평택공장 고위관계자는 28일 "협력사들이 29일 만기 도래하는 납품대금 933억원의 어음결제를 받을 수 없어 최악의 경우 연쇄부도 가능성이 있다"며 "개별 기업이 거래은행과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힘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상당수 업체들은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과 법원의 채권채무 동결 결정으로 어음이 묶이면서 심각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29일 어음의 정상결제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를 담보로 끌어 쓴 현금과 2, 3차 업체로 돌린 어음을 막을 길이 막혔다.



이 관계자는 "쌍용차가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간 상태라 직접 도와줄 수도 없어 2일 정상가동을 앞두고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협력업체의 모임인 쌍용차 협동회 관계자도 이날 "관계 기관에서 명확한 지원을 얻어낸 부품업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쌍용차 매출비중이 높은 회사들은 연쇄부도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협력업체들이 29일 1차 부도를 낸다면 이들과 거래하는 2, 3차 업체들이 즉시 채권회수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정상적 생산이 어려워진다. 내달 2일 정상가동을 예정한 쌍용차로서는 부품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쌍용차 평택공장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정상가동을 앞두고 부품조달은 문제없지만 협력사들이 부도난다면 공장을 또 멈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에 따르면 쌍용차와 거래 중인 기업은 1차 협력업체 250여 곳을 비롯 1300여 개에 달한다. 이 중 쌍용차 매출 비중이 90% 이상인 부품사는 20여 곳이다.



업계 전문가는 "당장 부도 위기에 처해 있는 업체들에게 관계 기관의 이런저런 지원 절차는 '한가한 소리'가 될 수 있다"며 "위기 상황인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법정관리 결정여부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수석부장판사 고영한)의 판사들과 조사위원들이 29일 경기도 평택의 쌍용차 본사를 찾아가 현장검증을 벌일 예정이다.

재판부는 쌍용차 생산시설들을 직접 돌아보며 현 경영진과 노조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들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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