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파업 설연휴 '분수령'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09.01.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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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투쟁 회피하면 더욱 고립" 파업 경고‥대내외 시선은 '싸늘'

설연휴가 현대자동차 (250,500원 ▲4,500 +1.83%) 노조 파업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 노조는 23일 '쟁의대책위원회' 구성 후 첫 소식지(쟁대위속보)를 내고 "내일부터 설 연휴기간이다. 회사가 충분히 고민할 시간이 있다"며 "이 기간 동안 주간연속 2교대 실시를 위한 분명한 세부방안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투쟁을 회피하면 더욱 고립되고 위축된다는 것은 분명한 진리"라고 조합원들을 독려한 뒤 "(회사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쟁대위를 중심으로 투쟁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 '주간2교대' 갈등 평행선 = '파업' 결의의 단초를 제공한 '전주공장의 주간연속 2교대제'와 관련해 현대차 노사는 8차례에 걸쳐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갈등이 해결되진 않았다.



회사가 일단 노조 의견을 수용해 "1월중 주간2교대 시범실시에 나서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노조는 "임금보전 문제 등 세부내용의 합의가 필요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는 최근 경제상황을 이유로 지난해 단체교섭의 연장인 전주공장 별도협의체 세부내용 합의에 미온적 입장을 보이면서 주간2교대 실시를 무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쟁점인 전주공장 주간연속 2교대제 외에도 당장 임단투, 총고용 보장 물량문제 등 산적한 현안들이 예정돼있는데 회사의 태도는 녹록치 않다"며 "그래서 어려운 조건이지만 투쟁을 결의하고 회사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회사측도 이례적으로 재고물량까지 공개하며 노조 파업의 부당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현대차는 "전주공장은 이미 재고가 1년치를 넘어서고 있고, 현재 근무체제인 8+8 생산체제로도 재고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실제로는 야간근무 없이 주간 1교대로 운영해야 할 실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 설연휴 이후 파업돌입 '본격화' = 현대차 노조는 설연휴 이후에도 회사의 태도가 변하지 않을 경우 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19일 임시대의원회의에서 대의원 만장일치로 쟁의발생을 결의한 이후 계속 회사와 협상을 벌여왔지만 소득이 없었다"며 "설 연휴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최후의 수단인 파업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조가 실제 파업까지 가기 위해선 절차가 많이 남아있다. 노조법 제45조에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라고 명시돼있기 때문에 우선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노조가 쟁의조정 신청을 하면 중앙노동위는 10일 동안 파업이 합당한지 여부를 심의해 통보하게 된다. 중앙노동위 쟁의조정이 끝났다고 해도 바로 파업에 들어갈 순 없다. 노조 조합원들의 찬반투표를 거쳐야 한다. 4만5000여명에 이르는 조합원들 가운데 절반이 찬성해야 파업이 성립된다.

◇ 파업 둘러싼 대내외 시선 '싸늘' = 파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특히 파업 결의 이후 쇄도하고 있는 내부 조합원들의 반대 목소리는 노조 집행부의 부담이다. 집행부가 노조 홈페이지(www.hmwu.or.kr) 자유게시판을 비공개로 바꾼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 집행부의 현장노동조직인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의 홈페이지(www.scdw.org) 자유게시판에는 이날까지 파업을 비판하는 의견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필명이 '조합원'인 한 직원은 "지금은 파업할 때가 아니다"라며 "현명한 집행부라면 다시한번 조합원의 의견을 정확히 수렴해 판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작은바람'은 "즐거운 명절인데 마음은 편치 않다"면서 "많은 친척들과 같이 식사하고 보낼건데 또 긴 잔소리와 핀잔만 듣다가 올 것 같다"고 지적한 뒤 "제발 집행부는 조합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았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정신줄'이라고 이름을 쓴 한 네티즌도 "얼마전 동서가 현대차를 다니고 있어 쏘나타를 사려고 계약을 했다가 해지하고 70만원정도 저렴한 르노삼성의 SM5를 계약했다"고 "귀족 노동자의 파업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현대차 노조 파업 설연휴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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