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의원들 명절나기 "시댁 가고 싶어요"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9.01.2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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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정(민주당) 박선영(자유선진당) 박순자(한나라당) 이정희(민주노동당) 의원↑ 김유정(민주당) 박선영(자유선진당) 박순자(한나라당) 이정희(민주노동당) 의원


국회의원 299명중 여성 의원은 41명. 전체의 14%에 불과한 소수지만 국정감사 때 날카로운 질문으로 장관들을 '움찔'하게 만드는 '파워'나 법안을 마련해 발의하고 목소리를 내는데 있어서는 남성 의원 못지 않다. 아니, 오히려 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의도 정치판을 호령하는 이들 여성 의원들은 설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여느 며느리처럼 음식 장만하느라 바쁘다는 의원도 있지만 국회 일정 때문에 시댁에 들르기조차 어렵다는 의원도 있다.



박순자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설 연휴에도 지역구 활동으로 일정이 바쁘다. 지역구인 안산 지역 기업들을 돌며 쟁점법안을 홍보하고 지역구 사람들을 만나 의정보고를 겸해 민심을 청취할 계획이다. 또 당 차원에서 진행하는 행사에도 참여한다.

의원 일정 때문에 여느 며느리처럼 설 전날부터 음식을 준비하진 못해도 설날 당일엔 시댁에 잠깐 들를 예정이다. 시댁이 지역구인 안산에 있어 오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 덕분이다. 박 위원은 중학생 때 안산으로 이사와 쭉 안산에서 살았고 남편은 안산 '토박이'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이런 박 최고위원이 부럽기만 하다. 당 대변인을 맡고 있어 설 연휴에도 국회를 지키느라 시댁 방문은 어려울 것 같다. 게다가 김 의원은 시댁이 강원도 원주라 다녀오려면 꼬박 하루가 걸린다. 김 의원은 "지난 추석에도 브리핑 일정이 잡혀 명절 연휴를 반납해야 해서 이번엔 꼭 시댁에 다녀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시댁 어른들이 명절 때 며느리가 못와 서운해 하겠다고 하자 "의원 일에 대변인까지 겸하고 있어 일정이 바쁘다는 것을 잘 알고 이해해 주신다"며 "명절 때 못한 효도를 평소에 잘 하려 노력도 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역시 김 의원처럼 당 대변인을 겸하고 있어 일정이 바쁘다. 그럼에도 설 하루 전에 경기도 여주 시댁으로 떠날 예정이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 방송기자와 교수로 활동할 때도 집안 대소사를 야무지게 챙겼다.


박 의원은 "기자할 때도 그랬고 교수할 때도 그랬고 명절엔 늘 시댁에 가서 시어머니, 형님과 음식 준비를 했다"며 "이번 설에도 여느 때처럼 둘째 며느리 역할 잘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추석과 설 연휴 때면 시댁과 친정에 들러 하루씩 묵고 왔다. 하지만 이번 설 연휴는 반납할 생각이다. 최근에 터진 용산 철거민 사망사고와 관련, 사고 현장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설을 보낼 예정이다.



설 명절 집안일은 이 의원의 남편이 꼼꼼히 챙길 예정이다. 이 의원의 남편은 변호사 일로 바쁜데도 집안 대소사부터 육아까지 부인 외조에 적극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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