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철거민탓" 채증자료 공개 '논란'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9.01.21 11:23
글자크기
용산참사 "철거민탓" 채증자료 공개 '논란'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에 대한 책임 공방이 뜨겁다.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친 이번 사건을 놓고 철거민과 경찰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촛불집회 이후 이례적으로 사이버경찰청과 서울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용산 철거민 상황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팝업창을 띄워놓고, 철거민들이 주장하는 '과잉진압 논란'을 반박했다.



경찰은 이곳에 지난 20일 오전 철거민 충돌 모습 및 화재 발생 등 진압 상황을 담은 사진 17장과 동영상 자료도 올렸다.

경찰은 또 지난 19일 새벽부터 농성자들이 건물 옥상을 점거하고 대형 새총과 화염병 등을 거리에 무차별적으로 던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벽돌은 기본이고 골프공과 유리구슬이 날아오는 상황에서 더 이상 지체되면 시민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였다"며 "인화물질이 산적해 있었지만 강제 진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밖에 컨테이너 박스로 망루를 밀지 않았으며, 옥상 진입 후 망루에 접근하자 농성자들이 신나를 뿌리고 화염병을 던져 불이 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찰은 진압 시 건물 주변에 안전 매트를 설치하고 소화기를 최대한 준비하는 등 각종 안전 장비를 현장에 배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참사가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철거민들은 참사의 원인이 경찰의 과잉진압에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시위를 하면서 이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결국 경찰이 무력으로 과잉 진압하는 바람에 화를 키웠다는 것.


한 철거민은 "경찰이 지난 19일부터 강제 진압하겠다고 위협했고, 20일 새벽 철거민 30여명을 연행하기 위해 200명 이상의 특공대를 투입했다"며 "20일 새벽에 물대포와 쇠파이프를 동원해 폭력적인 연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철거민들은 또 특공대가 무차별적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났고, 연기에 내몰린 철거민들이 많이 다쳤다고 지적했다.



한편 네티즌들은 경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경찰을 성토하는 내용의 글을 수백 건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철거민이 폭도도 아닌데 그렇게 특공대까지 투입해야만 했냐"며 "홈페이지 팝업창에 뜨는 변명을 보니 더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