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두려움보다는 기대감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1.19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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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 기대감, 경기침체·실적 두려움 압도 예상

코스피지수가 2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1150선을 회복했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에 비해 15.45포인트(1.36%) 오른 1150.65로 장을 마쳤다. 2거래일간 상승폭이 39.31포인트(3.51%)에 달했다. 지난 15일 미국 씨티그룹의 실적 악화와 유동성 위기 우려감으로 6.03% 급락, 1111.34까지 밀린 이후 이틀 연속 상승하며 하락폭의 절반이 넘는 수준까지 회복했다.

코스피지수의 2거래일 연속 상승에 대해 전문가들은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이 우세한 것으로 평가했다.



오는 20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 형성'에 따른 경기부양 속도의 가속화와 국내에서도 경제부처의 새로운 진용 포진으로 하락보다는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음이 강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라는 펀더멘털 요소가 증시를 짓누르고 있어 추세적인 반전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여전히 관측했다. 하지만 미국의 신정부가 들어서면 정책집행력이 탄력을 받아 경기부양책에 따른 회생력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단기적으로는 경기침체와 실적 두려움을 압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풀렸던 유동성과 금리인하의 효과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도 단기상승에 대한 희망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준기 SK증권 (531원 ▲2 +0.38%)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경기침체 극복을 위한 오바마 정부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이 실적실망과 씨티그룹을 비롯한 미국 금융사들의 유동성 위기를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주 씨티를 비롯한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이 '2차 금융위기'의 두려움으로 부각됐다"며 "하지만 미국정부가 자본확충을 해주고 배드뱅크 만들어 부실채권 정리해 주기로 하는 등 발빠른 대응력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그동안 부시정부 말기의 '레임덕'으로 재무장관이었던 폴슨이 정책을 주도했지만 미국 대선 이후 공백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오바마 신정부가 구성되면 컨트롤타워가 생기면서 경기 회생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미국증시 보다는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시장에서 더욱 호응을 받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기업실적이나 펀더멘털은 좋지 않지만, 반도체 가격이나 디스플레이(LCD) 가격의 바닥 인식 등 소비지표의 개선 기미도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관망됐다.



대신증권 (16,740원 ▼20 -0.12%)에 따르면 반도체 가격은 NAND 8Gb(1Gx8)의 경우 지난해 12월17일 개당 1.04달러에서 지난 16일 2.03달러로 한달 새 95.2% 올랐다. DDR2 512Mb(64Mx8)도 지난해 12월17일 0.30달러에서 지난 16일 0.41달러로 36.7% 상승했다.

김 팀장은 "반도체 가격은 수요증가에 따른 반등이 아니라 감산에 따른 오름세이기는 하지만 반등 자체가 국내 시총비중이 큰 전기전자업종에는 긍정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황분석팀장도 다가오는 정책 기대감에 대한 효과가 경기침체와 실적 불안을 누르고 있는 형세라고 관측했다.



류 팀장은 "경기와 금융측면을 짓누르는 무게감이 나올 때마다 이겨내려는 조치들이 즉각적으로 나오면서 증시를 떠받치고 있다"며 "순환 사이클이 1분기에 저점에 근접했다는 기대감도 증시를 지지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추가적인 금융위험이 악화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늘어난 유동성이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류 팀장은 "글로벌증시는 증시에 충격을 주는 악재가 나올 때마다 미국정부를 비롯한 글로벌 각국의 조치가 즉각 반응하면서 '정부보험'에 기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동성 장세의 도래에 대해서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망됐다. 류팀장은 "유동성 장세가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경기회복의 신호가 나타나야 한다"며 "당분간 증시는 희망적인 소식에 나쁘지 않은 흐름을 유지하겠지만 돌발 악재에 따라 들쭉날쭉한 변동성 장세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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