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 사자"..스왑시장 '달러 품귀'

더벨 황은재 기자 2009.01.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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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銀 발행성사 후 스왑베이시스 큰 폭 확대

이 기사는 01월15일(15:3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수출입은행의 해외채권 발행을 계기로 통화스왑(CRS) 금리가 급락하고 있다. 극심했던 신용경색이 풀리면서 장기 외화차입의 길이 열렸지만 이번엔 해외채권을 사기 위한달러자금 수요가 스왑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CRS 금리는 리보(LIBOR)와 교환되는 원화 이자로 금리 하락은 그만큼 원화를 주고 달러를 받아오려는 수요가 많다는 의미이다. 수출입은행 채권의 높은 발행금리가 문제였다. 고리의 해외채권에 사려는 수요가 늘면서 오히려 달러 수요를 확대시키고 있다. 조선업체의 대규모 수주까지 가세하고 있다.

◇ 수출입銀, 발행 성공..CRS 금리 급락, 달러 부족?



수출입은행이 20억달러의 해외채권 발행을 성사시켰던 13일, 달러/원 통화스왑(CRS)시장에서 원화금리는 5년만기 CRS 금리는 전일대비 0.30%포인트 하락한 2.40%로 거래를 마쳤다. 14일에도 0.40%포인트나 하락했고 15일에도 CRS 금리는 낙폭을 더 키워 0.50%포인트 하락한 1.20%(비드-오퍼 중간값)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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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왑시장 참가자들은 수출입은행 채권의 높은 발행금리에 주목했다. 리보에가산금리 6.25%포인트의 금리를 발행 성사일 기준 원화 금리로는 9.65%에 달하고 수출입은행이 국책은행이기 때문에 신용위험도 낮아 고금리·저위험 투자 대상이라는 것이다.


원화를 가진 금융회사들은 CRS 시장으로 달려가 원화를 주고 달러를 바꿔 수출입은행 채권을 산다. 신용경색, 구조조정 등으로 쌓아놓고 있던 원화는 충분했고 연초 들어 달러 자금시장이 풀리면서 달러 구하기도 어렵지 않았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원화환산 금리 수준이 7%(14일 거래 기준)를 넘어 신용등급이 낮은 여신전문업체들이 제공하는 금리 수준과 비슷하다"며 "보험사와 연기금 등 장기투자기관들이 한국물(Korean Paper)에 투자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꺼번에 달러 확보 수요가 몰리자 CRS 금리가 급락했고 스왑베이시스도 대폭 확대됐다. 본 입찰에서는 1억달러 가량이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통시장을 통한 채권 확보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은행이 해외채권 발행에 성공할 경우 이 같은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체의 수주 발표도 달러 수급의 균형을 깨트리고 있다. 시중은행 스왑딜러는 "수출입은행이 채권발행에 성공한 이후 CRS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고 삼성중공업이 9000억원 규모에 수주 소식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 에셋스왑의 이면..스왑뱅크+외국인 움직임 촉각



해외채권은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적이지만 원화 용도로 쓸 발행자에게는 결코 매력적이지 않다.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정도면 국내에서는 최우량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어 4% 후반이면 5년만기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왑시장에서 상대적으로 CRS 페이(달러 제공, 원화 확보) 거래를 찾기 어렵다.

그러나 외화유동성을 제공하는 외국인 채권투자자들은 14일 현재 7895억원(금융감독원 집계, 결제 기준)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양 애널리스트는 "UBS, 모건스탠리 등 해외쪽에서 원화에 대한 투자 메리트를 상대적으로 좋게 보고 있는 듯하다"며 "외국인들이 원화채권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위험 둔화와 스왑베이시스 확대를 이용한 재정거래가 유입될 경우, CRS 금리는 해외채권 투자 수요와 충돌하면서 일정 수준에서 진동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양 애널리스트는 "스왑베이시스가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달러를 주고 원화를 받은 스왑은행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CRS 리시브 거래를 통해 헤지하면 되지만 원화 채권 투자에 나설 수 있다. 특히 장기 채권에 대한 투자로 연결될 수 있어 원화채권 수익률 곡선이 평탄화될 것으로 SK증권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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