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월가 실적 '지뢰밭'… 2차 태풍 불까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9.01.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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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씨티 실적발표 예정, 우려 확산

美월가 실적 '지뢰밭'… 2차 태풍 불까


미국 월가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시 불붙고 있다. 지난해 금융위기의 충격이 올들어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5일 뉴욕 증시 개장전에는 JP모간체이스, 16일에는 씨티그룹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두 회사 모두 당초 예정일보다 실적 발표를 일주일 가까이 앞당겼다. 그 만큼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반증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 재무부로부터 추가 자금을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 '시한폭탄' 씨티 = 씨티는 회사 일부를 매각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씨티에 쏠려 있다.



포천은 14일(현지시간) "씨티가 회사를 분해했지만 사업을 잘 꾸려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씨티의 운명이 빨리 정해질수록 은행권이 더 빨리 회복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씨티그룹은 앞서 주식 중개부문인 스미스바니를 모간스탠리에 매각하기로 하는 등 주요 사업부분 매각을 통해 회사규모를 현재의 3분의 1로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대적인 구조조정에도 불구, 이번 분기에만 100억달러의 추가 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담당 애널리스트인 낸시 부시는 "씨티의 미래는 전 산업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면서 "전 세계는 씨티에 뭐가 남을 것인지 묻고 있다"고 말했다.

포천은 씨티가 스미스바니에 이어 결국 모든 부문을 경쟁사에 팔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JP모간, 너마저… =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간체이스가 지난해 4분기 분기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JP모간은 월가에서 그나마 금융위기를 가장 무난하게 넘긴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경쟁사인 씨티그룹보다는 훨씬 양호한 상태다. 하지만 이번 분기엔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CNN머니에 따르면 전날 기준 애널리스트 전망치는 4분기 순익이 '0'(제로)에 가까운 주당 1센트 손실로 모아졌다. 전망치 범위는 주당 20센트 손실에서부터 16센트 이익까지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몇주 동안 JP모간의 실적 추정치를 잇따라 낮춰왔다. 지난달 중순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이달 초 도이치뱅크는 JP모간의 4분기 주당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에 제시했던 것보다 53센트 내린 18센트로 제시했다.

발앤게이너(Bahl & Gaynor)투자자문의 매트 맥코믹 애널리스트는 "모든 게 나빠지고 있다"며 "4분기 실적은 모두가 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JP모간은 지난해 3분기에도 워싱턴뮤추얼의 부실자산을 인수한 영향으로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순익 5억2700만달러(주당 11센트)로 적자 신세는 모면했다.



한편 다이먼 CEO는 전날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4분기는 취임 4년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 BOA "난, 메릴 인수했을 뿐이고…"= 미국 최대 은행인 BOA에 추가 자금이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 재무부가 지난달 중순부터 BOA에 추가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추가 지원안은 BOA가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오는 20일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WSJ는 BOA의 메릴린치 인수가 무산될 것을 우려한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추가 자금 지원 논의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 말을 인용해 "메릴린치의 4분기 손실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일 것으로 보이자 지난달 BOA가 재무부에 메릴린치 인수를 완료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BOA는 이달 1일 메릴린치 인수를 마쳤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메릴린치에 100억 달러를 지원키로 한 것을 포함해 BOA에 지금까지 250억 달러를 투입했다.



BOA는 지난해 컨트리와이드와 메릴린치를 인수하면서 신용카드, 주택담보대출, 자산관리, 인수자문 등 미국 금융 부문에서 미국내 최대 규모 은행으로 부상했다.

◇ 유럽 "월가나 우리나…" = 유럽 지역 금융기관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모간스탠리는 이날 HSBC가 추가 부실로 인해 300억달러의 자본을 확충하고 배당금을 삭감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치뱅크는 이날 신용위기에 따른 채권 투자 및 주식 거래 관련 손실로 인해 지난해 4분기 48억유로(63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도이치뱅크는 전년 동기 10억유로의 순익을 올렸다.

도이치뱅크는 지난해 4분기 크레딧디폴트스왑(CDS) 관련 헤지 실패로 10억달러, 주식 거래로 5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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