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는 미국에서 망각의 단어인가"

크리스토퍼 몰럼피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CIO 2009.01.1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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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켓 인사이트 ] 크리스토퍼 몰럼퍼 프랭클린템플턴 채권 CIO

"인플레는 미국에서 망각의 단어인가"


2008년에는 신뢰도 위기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은 전례없는 변동성 장세를 연출했다. 전세계 투자자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채권투자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채권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고조로 2008년초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주식시장 하락과 글로벌 경기하강으로 상황이 돌변했다. 투자자들이 미국채로 몰려들면서 수익률이 하락(가격상승)했다.



11월 30일 기준 바클레이즈 캐피탈 미국채 지수는 연초대비 10.01%의 총 수익을 기록했다. 기관 발행 및 모기지담보증권 역시 양호한 성과를 냈다. 하지만 회사채 부문은 사정이 달랐다. 11월말 기준 바클레이즈 캐피탈 미국 크레딧지수가 연초대비 -8.79%의 총손실을 기록했다.

대규모 국채발행으로 중장기 인플레 걱정할 때



주요 경기부양책 및 은행 자본확충은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투자자들은 미국이 추가적인 채권을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와 중기적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리스크보다 경제가 처한 운명에 더욱 위축된 투자자들로 인해 채권 수익률은 하락하고 있다. 지난 12월 중순 미국채 30년물은 2.7%를 겨우 넘기는 수준에서 움직였다.

다수의 투자자들은 지금처럼 대규모 채권 발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계속 낮은 금리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 달러화가 유로화 및 기타 통화 대비 강세를 기록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국의 재정적자 보전에 나설 것이다.


채권수익률 하락 요인 중 하나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이미 현실화 되었다고 지적하는 투자자들은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역대 최대 폭인 전월 대비 2.8% 하락했고 연이어 11월에도 2.2% 하락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물가지수도 10월 1% 하락한 데 이어 11월 1.7% 하락했다. 물가하락과 침체된 주식시장을 감안했을 때 실질 채권수익률 2.7%는 매우 매력적으로 평가된다.

시장 관측자 일부는 미국을 위시하여 글로벌 정부가 경제활동 부양을 위해 단행한 극단적인 조치로 인해, 유럽과 미국이 과거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몇달 사이에 재정 부양책은 실행되었거나 실행 직전 상태에 있다. 대대적인 금리인하가 신속하게 단행됐다. 은행들의 자본이 재확충되었고, 은행권의 대차대조표에서 부실자산은 사라졌다.



다양한 정부 정책과 이를 실행한 속도를 볼 때 1930년대의 위기가 다시 재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디레버리징(부채감소)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또한 채권수익률이 낮아 정부는 국채를 낮은 비용으로 발행할 수 있다.

일례로 지난 12월9일 미국채에 대한 수요가 몰려 3개월 만기 수익률이 전후 처음으로 잠시 마이너스로 내려갔다. 경기부양책이 실행되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하면 2009년에 가서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지고 재정적자 증가 및 인플레이션 등과 같은 전형적인 시장 우려가 국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 막 누그러지기 시작한 글로벌 신용경색과 더불어 미국의 고용 및 주택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2009년 경제전망을 낙관하기 어렵다. 다만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은 금융시장이 경기회복에 상당 기간 앞서 바닥을 찍는다는 것이다.



채권 스펙트럼 전반의 밸류에이션은 현재 상당히 매력적이다. 그중 일부 그룹은 역사상 가장 저렴한 수준에 있다. 채권 스펙트럼 전반의 밸류에이션은 현재 상당히 매력적이며, 그 중 일부 그룹은 역사상 가장 저렴한 수준에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제정된 통화 및 재정 방안이 경기침체를 예방하지는 못했지만, 향후 극단적이고 가혹한 경제적 파장을 막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중기적 관점에서 시장 호전 가능성과 함께 투자자들이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기회를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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