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8200선 후퇴, 금융 불안 재부상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1.1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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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23% 급락, 소매판매 '최악'에 소비관련주 약세

금융권 부실 우려가 다시 급속히 확산되며 미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달 소매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악화된 점도 경기침체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14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48.42포인트(2.94%) 하락한 8200.14를 기록했다.
금융주 비중이 높은 S&P500지수는 29.17포인트(3.35%) 떨어진 842.62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56.82포인트(3.67%) 밀린 1489.64로 장을 마쳤다.



개장전 발표된 지난해 12월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2.7% 감소한것으로 나타나면서 일찌감치 미 증시는 하락세로 방향을 잡았다. 소매 판매 감소폭은 예상치 1.2%를 2배 이상 웃도는 감소폭이다.
소비 위축으로 인해 소매 유통 관련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금융주의 손실 확대 우려도 장중 내내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씨티그룹의 구조조정과 도이치뱅크의 실적 우려 등이 악재로 부각되며 전업종으로 하락세가 확산됐다.



결국 다우지수가 지난해 12월1일 이후 최저점으로 떨어지는 등 3대 지수 모두 3% 안팎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 씨티 주가폭락..금융주 일제 약세

부실확대 우려로 미국의 금융주가 또다시 폭락했다.
사실상 '그룹 해체'를 예고한 씨티그룹 주가가 23% 폭락한 4.53달러로 내려서며 금융주 하락을 이끌었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에도 불구, 이번 분기에만 100억달러의 추가 손실을 기록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씨티는 당초 예정보다 1주일 이상 앞당겨 금요일인 16일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와 마찬가지로 '금융 슈퍼마켓' 형태의 구조를 갖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주가 역시 4.2% 하락했다. 투자은행 메릴린치를 인수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
역시 메릴린치 부문의 부실 심화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웰스파고는 100억달러 증자에 나설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식가치 하락우려로 5.3% 떨어졌다.

도이치 뱅크의 실적발표를 계기로 뉴욕 증시에 상장된 유럽 은행들의 주식 급락세도 두드러졌다. 로열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RBS)가 17.6%, 2100명을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바클레이 역시 14.5% 급락했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치뱅크는 사상 최악의 신용위기 여파로 인한 채권 투자 및 주식 거래 관련 손실로 인해 지난해 4분기 48억유로(63억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9% 내려앉았다.



HSBC는 모간스탠리가 300억달러 자본 확충과 배당금 삭감을 전망, 8% 떨어졌다.

백화점 체인 고츠초크의 파산 소식까지 겹치며 소매 관련주들도 일제 약세를 보이며 S&P 소매업종 지수가 3.6% 떨어졌다.
노르드스톰이 8%, 메이시가 5.8%, 시어스 역시 3.5% 하락했다.

◇ 유가 하락, 달러는 강세



미국의 에너지 재고 증가로 국제유가도 하락했다.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50센트(1.3%) 떨어진 37.28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배럴당 35.52달러까지 내려가는 약세를 보였다.

미 에너지 정보국(EIA)은 이날 지난주말 현재 난방유등 정제유 재고가 전주대비 640만배럴 늘었다고 발표했다. 플래츠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증가예상치는 170만배럴이었다.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원유 선물거래의 현물 인도분 저장재고 역시 4주만에 2.5% 증가한 3300만배럴을 기록했다. 이는 최대 저장용량인 3400만배럴에 육박하는 것이다.



미국의 소비 위축으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확산되며 엔화가 주요 통화대비 강세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결정을 하루 앞두고 유로는 약세를 이어갔다.

오후 4시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30센트(0.22%)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3154달러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0.24엔(0.27%)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89.13엔에 거래됐다.



◇ 소매판매 6개월 연속 뒷걸음..재고도 감소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2.7% 감소, 블룸버그통신 전문가 예상치 1.2%를 2배 이상 웃돌았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 판매는 3.1% 감소했다.

이로써 미국의 소매 판매는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1992년 지표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장기 감소세다.



상무부는 지난해 11월 기업 재고가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 전문가 예상치 0.6%를 웃도는 감소폭이다.
이로써 기업 재고는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기업 재고 감소세는 판매 호조가 아닌 기업들의 생산 축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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