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 "미네르바 변호, 反MB 아냐"(인터뷰)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9.01.1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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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종 "미네르바 변호, 反MB 아냐"(인터뷰)


"이명박 대통령이나 한나라당에 개인적인 감정은 없습니다. 다만 공적인 잣대로 판단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뿐입니다"

검찰에 의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지목돼 구속된 박대성(30)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박찬종(70, 사진)변호사는 변호 동기에 대해 "미네르바가 체포되기 전부터 그를 옹호하는 글을 썼다"며 "그것이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14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미네르바를 조사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해 미네르바를 알게됐다"며 "인터넷 상 글 때문에 네티즌을 조사할 수도 있다는 발언이 황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의 주범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의 잘못을 묻지도 않는 정부가 네티즌에게 화살을 돌리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었다"며 "개인 블로그에 '미네르바의 붓을 꺾지 말라'는 취지의 글을 썼다"고 밝혔다.

이어 "미네르바를 지지한 변호사로서 미네르바가 체포됐는데 당연히 변호를 해야되는 것이 아니냐"고 되물으며 "지금까지 계속해 온 무료변호의 연장선"이라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이종걸 의원, 문병호 전 의원 등 민주당 법률지원단 4명과 공동변호를 맡고 있다.



한 때 '깨끗한 정치인'의 이미지로 대선 주자로도 활동했던 박 변호사는 한동안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가 오랜 공백을 깨고 다시 등장한 것은 지난해 BBK 사건의 변호를 맡으면서다.

그는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법정에서 맞섰던 김경준씨의 1심 변호를 맡았다. 이러한 경력 때문에 박 변호사의 미네르바 변호를 정치적인 시각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우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박 변호사는 이 같은 추측에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민주당이든 한나라당이든 잘 한 점을 칭찬하고 못 한 일을 비판할 뿐"이라며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반박했다.


BBK 사건의 변호를 맡은 이유에 대해서는 "대선 전 사건을 조사해보니 문제가 있다고 느껴졌다"며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 시켜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변호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는 잘 아는 사이며, 이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공적인 판단에서 BBK 변호를 맡았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이 대통령을 지원하는 유세를 하기도 했다.

과거 정치인의 길을 걸었던 입장에서 박 변호사는 오늘날 국회의 모습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국회에서 싸움이 일어나는 것은 국회의원에게 자율권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양심과 생각에 의해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당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패싸움이 일어난다는 지적이다. 박 변호사는 "공천 받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은 당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며 "당이 시키는 대로 하다보니 폭력행위가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국회의원의 폭력행위를 처벌하겠다는 것은 웃기는 이야기"라며 "이 와중에 대통령은 삼권분립을 무시하고 국회를 잡으려 들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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