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금융 슈퍼마켓' 포기-은행 주력 전망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1.14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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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명 발표… 생존 기로서 10년만에 궤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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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이 1990년대 말이후 성장 전략으로 삼아온 이른바 '금융 슈퍼마켓'모델을 포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씨티그룹은 비은행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전통 은행부문에 주력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은 씨티그룹이 수일내로 대대적인 구조개편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 조만간 구조조정 공식 발표 전망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온라인판에서 소식통의 말을 인용, 씨티그룹이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도매금융과, 전략 지역에 집중된 소매 금융에 주력하는 은행 모델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경우 씨티그룹은 J.P모간 체이스와 같은 전통적인 상업은행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이는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은행뿐 아니라 증권 보험 등 전 금융부문에 걸쳐 사업망을 갖춰온 씨티그룹이 사실상 해체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풀이했다.

CNN도 이날 비크람 팬디트 씨티그룹 CEO가 수일내로 '금융 슈퍼마켓'을 포기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가 증권 영업부문인 스미스바니를 모간스탠리에 매각키로 한 것도 '종합 투자은행' 해체의 첫걸음이라고 풀이했다.

'금융 슈퍼마켓'모델은 샌디 웨일 전 씨티 회장이 1998년 트래블러스 그룹과 씨티의 합병을 계기로 그룹의 성장 모델로 삼아왔다. 이는 19930년대 대공황 이후 투자은행과 상업은행 등 금융부문 겸업을 금지해온 글래스 스티걸법이 1999년 공식 폐지되면서 속도를 더해왔다.


◇ 정부 압박, 추가 자산매각 이어질 듯

씨티그룹은 앞서 금주초 증권 부문인 스미스 바니를 모간스탠리에 매각하고, 로버트 루빈 고문을 퇴진시키는 등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멕시코의 은행 자회사인 그루포 피난시에로 바나멕스 매각 등 추가적인 자산매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왔다.

또 씨티그룹은 중국의 프라이빗뱅킹부문 문을 닫을 계획이다. 씨티그룹은 프라이빗뱅킹 부문 폐쇄로 고객들이 씨티그룹의 소비자뱅킹부문으로 편입되기 때문에 현존하는 고객들에게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씨티파이낸셜 소비자대출부문도 매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팬디트 CEO는 다음주 이 같은 내용을 밝힐 전망이다.



3000억달러가 넘는 씨티그룹 자산에 대한 보증을 제공하고 45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한 미 재무부 역시 씨티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한 압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최고 경영진, 이사진들에 대한 대폭 물갈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스미스바니+모간스탠리, 전통 증권사 모델 부상



한편 씨티그룹에서 떨어져 나올 스미스바니가 모간스탠리의 증권부문과 합병되면 독립적인 증권사 모델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래스 스티걸 법 폐지 이후 10년간 거대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이 독립 증권회사들을 인수하면서 월가에서 독립 증권회사는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가 몰락하고 메릴린치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인수되는 등 투자은행이 몰락하고, 씨티그룹이 구조조정을 통해 상업은행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다시 월가에는 전통적인 상업은행과 독립 증권사 모델이 부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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