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12일(09:0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올해로 꼬박 은행업무 30년을 맞는 공세일 산업은행 프로젝트파이낸스실장. 그는 업계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도사로 통한다. 공 실장은 PF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SOC분야에 처음으로 신디케이트론을 통한 금융조달 기법을 들여왔다.
크고 작은 PF 주선으로 잔뼈가 굵은 공 실장에게도 2008년은 힘든 한해로 기억된다.
◇유동성 경색 불구 3조5000억원 주선실적 올려
산업은행은 글로벌 신용경색 위기 속에서도 2008년 3조5000억에 달하는 금융주선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 자문건수는 모두 22건. 산업은행은 자본시장이 유동성 경색이 본격화한 하반기에도 10건을 주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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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해외 발전사업의 금융주선을 도맡았다. 하지만 잘 나가갈 것으로 기대하던 해외사업 부문이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하반기 주춤한 게 내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과 분당을 잇는 신분당선 공사를 리스트럭처링 하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재무적투자자(FI)와 사업자 간 공사비 문제로 주춤하던 신분당선 사업이 재개됐다.
“신분당선 사업은 투자를 약속했던 기관들이 모두 빠져나가면서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구조를 다시 짜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결국 기존 FI를 내보내고 새로운 투자자들을 데려오는 데 성공 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1조 3709억원 규모의 강남순환도로 사업도 완료했다.
◇2009년 통신·제조 플랜트, 녹색성장 주력
공 실장은 2009년 국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해외에서 통신과 제조 분야 진출을 모색 중이다. 해외사업은 규제가 심하고, 변수가 많아 사업이 장기화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공 실장은 틈새를 파고들면 승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위성을 쏘거나 반도체 공장을 만드는 일은 대부분 자체자금으로 이뤄지지만 앞으로는 PF로 자금을 조달 할 것이다. 기업들도 재무구조를 훼손하지 않는 SPC 설립을 선호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산업은행은 해외에서 석유화학플랜트, 자원개발, 발전소를 지속적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1위를 달리고 있는 SOC 민간투자사업(PPP)의 금융주선 실적을 더욱 견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국내에서는 사업영역을 확대하는데 주력키로 했다. 탄소규제로 급성장하고 있는 녹색성장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충남 태안반도 가로림만 조력발전 금융주선을 맡고 있다. 가로림 조력발전은 국내 1호의 민간 조력발전으로 2009년 말 자금조달이 모두 끝날 예정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중 조력발전은 규모가 큰 편이다. 사업 면적대비 발전량이 태양광, 지열, 풍력 등에 비해 크다는 장점이 있다"
공 실장은 가로림 발전소를 시작으로 서해안 일대 민자 조력발전소 건립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PF 수요 늘어날 것, 시장 안전판 역할 충실
공 실장은 앞으로 국내에서 PF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도로, 발전에만 머물고 있는 국내 PF 영역이 제조업 설비 등으로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제조업체들도 몸집이 커가면서 PF를 해야 하는 구조로 가고 있다. 해외 사업 확장도 지금까지는 본사 보증만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했지만 건수가 늘고 금액이 커지면서 PF를 필요로 하고 있다”
공 실장은 이 같은 맥락에서 산업은행 민영화를 위한 산은법 개정을 호기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민영화로 정책금융공사가 별도로 분리되면 금융주선 업무가 더욱 수월해질 것이란 기대다.
“정책금융공사 출현은 고정적인 신디케이트론 멤버가 추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산업은행이 앞으로 대형 국책사업은 물론 국내 제조업 분야까지 PF 영역을 확장해 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