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 된 쌍용차의 '비극의 역사'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09.01.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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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기업 줄줄이 망해… 상하이차 인수 4년만에 다시 법정관리 신세

쌍용자동차 (5,500원 ▼150 -2.65%)가 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2005년 1월 상하이자동차가 공식 인수하면서 권토중래의 꿈을 꿨지만 결국 4년 만에 다시 법정관리 신세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운명은 그야말로 기구했다. 인수하는 기업(쌍용/대우그룹)이 줄줄이 망하면서 비극의 세월을 보냈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출발한 쌍용차는 한국 최초로 대형버스를 베트남과 보르네오섬에 수출했으며 1975년 5월 기업(자본금 7억원)을 공개했다. 1977년 사명을 동아자동차공업(주)으로 바꾼 뒤 본격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1983년 한국 최초로 4륜구동 자동차를 생산하면서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했다. 1986년 쌍용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하고 쌍용자동차(주)로 상호를 바꾼 후 4륜구동과 SUV 전문 메이커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후 △독일 벤츠와 소형상용차 및 디젤엔진 기술제휴, 자본합작 △4륜구동 무쏘와 소형승합차 이스타나, 신형 코란도, 대형승용차 체어맨 등을 출시했다. 쌍용차가 생산한 '코란도'는 4륜구동 SUV 차량의 효시격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쌍용그룹이 무너지면서 바로 시련이 닥쳤다. 1998년 대우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했지만 불과 2년도 지나지 않아 외환위기로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자동차과 함께 워크아웃(기업개선)의 길로 접어들었다.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간 쌍용차는 전사적인 경영혁신과 더불어 코란도는 물론 무쏘, 렉스턴 등 주력차종인 SUV 차량이 돌풍을 일으키며 빠른 속도로 경영정상화를 이뤄냈다. 2003년의 경우 경상이익 3552억원, 순이익 5897억원을 달성했을 정도.


채권단은 바로 쌍용차 매각에 나섰다. 중국의 란싱그룹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무산되고, 미국의 GM과 사우디아라비아 술탄 빈반다르 알파이살 왕자 등 여기저기서 러브콜이 쏟아졌지만 결국 상하이차가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상하이차는 당시 주당 1만원에 쌍용차 주식 48.92%(5900억원 규모)를 인수했다.

상하이차 시대가 열렸지만 쌍용차의 운명은 계속 순탄치 않았다. 기술유출 논란으로 검찰이 수사에 나섰고 국내 시장에서도 판매가 급감하면서 자금난에 허덕였다.



급기야는 상하이차가 기술만 갖고 쌍용차를 버리는 것 아니냐는 먹튀 논란이 업계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전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다시 비극의 역사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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