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금리 폭포수하락, 도대체 시장에 무슨일이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전병윤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9.01.0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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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워룸회의 후 9일 한은 금통위 75bp 인하전망 부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하루 앞두고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폭락, 3년짜리 국고채수익률과 비슷한 3%대초반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하한 금리도 4%대로 하락했다. 8일 MMF로 뭉칫돈이 유입된 가운데 워룸회의(비상경제대책회의)후 9일 한국은행 금통위가 금리를 당초예상보다 큰 폭으로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번진탓이다.

 8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3개월 만기 CD금리는 전날보다 0.67%포인트 하락한 3.25%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날 장중 기업은행이 발행한 1500억원어치 CD는 연 2.90%에 모두 체결되는 이변을 낳았다. 이 거래를 계기로 다른 발행물 금리까지 한꺼번에 내려갔다. 이날 CD금리 종가는 증권업협회가 CD 금리를 고시한 1994년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에 비해 0.19%포인트 내린 3.26%를 기록, CD금리가 국고채금리보다 낮아졌다. 지난해 9월30일 CD금리(5.83%)와 국고채3년(5.74%) 금리가 역전된 후 3개월여만에 재역전 된 것이다. 그간 만기 3년인 국고채 금리가 3개월짜리 CD보다 높았던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제자리를 찾은 셈이다. 3개월짜리 기업어음(CP) 금리도 0.17%포인트 떨어졌다.

 CD금리 급락으로 은행들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금리 하한선도 4%대로 내려갔다. 매주 목요일 CD금리를 다음 주 주택담보대출금리에 반영하는 국민은행은 전주보다 0.68% 포인트 하락한 4.01~5.51%를 적용했다. 신한은행은 9일 주택담보대출금리를 4.5~5.8%로 책정했다.



 수급면에서 CD 금리 급락은 시중자금이 MMF로 몰린탓이다. 특히 지난달 24일이후 4.0% 밑으로 떨어진뒤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않아 국고채 1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진 CD에 대한 매수수요가 폭발했다. MMF 수탁액은 7일 1조7730억원 늘어나 99조9550억원을 기록, 100조원 돌파마저 눈앞에 두고 있다. 이달 들어 늘어난 MMF 수탁액만 무려 11조 1300억원에 이른다.

 차장훈 하이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MMF로 자금이 연일 몰리고 있기 때문에 단기물에 투자하려면 CD를 살 수밖에 없다"며 "기업은행의 CD금리는 너무 과했다는 느낌이 있지만 그만큼 기준금리 인하후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추격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한 은행 채권운용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금이 넘쳐나기 때문에 최근 CD 발행이 뜸했고 MMF는 돈이 몰려 단기채를 구하기 힘들어 금리가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8일 첫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부처간 선제적 협력을 강조하면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당초 예상치인 0.5%포인트 보다 높은 0.75%포인트를 내릴 것이란 기대가 부각됐다. 특히 이날 기업은행이 발행한 CD금리가 2%대에 낮게 체결된 것도 이같은 정부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급속히 확산됐다.


 한 선물사 채권 관계자는 "이대통령이 정부 부처가 긴밀히 선제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한은과 기획재정부의 관계에서 후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채권시장은 성장을 중시하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될 것으로 판단해 기준금리를 예상치 0.50%포인트를 뛰어넘는 0.75%포인트까지 내릴 것으로 기대하면서 금리가 더 떨어졌다"고 전했다.

지난달 11일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전격 인하했을 때 CD 금리는 0.69%포인트 내려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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