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발 '해프닝'…CD금리 0.67%p 급락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9.01.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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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부동자금의 고민을 방증…크레디트물로 흘러갈까

시중 부동자금의 고민을 말해주는 '해프닝'이 나타났다. 8일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전날에 비해 무려 0.67%포인트나 떨어지는 '이상현상'을 보였다. 3개월짜리 기업어음(CP) 금리도 0.17%포인트 떨어지긴 했지만 CD 금리의 낙폭이 워낙 컸다.

이날 CD 금리는 3.25%로 마감해 국고채 3년물의 금리 수준(3.26%)으로 낮아졌다. 이같은 폭락은 200조원에 이르는 시중 초단기 부동자금 때문이다. 이날 기업은행은 초저리의 CD를 대량 발행했는데, 대규모 자금이 몰려들며 대부분 소화됐다는 후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갈 곳을 정하지 못한 채 떠돌고 있는 시중 부동자금의 실태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일(9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정례회의 결과와 추가조치에 따라 시중 금리가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CD 금리는 지난달 11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1.0%포인트 인하했을 때 0.69%포인트 내려갔었다. 기업은행의 저리 CD 발행이 금통위의 전격적인 금리인하에 맞먹는 영향력을 발휘했다.



CP 금리도 지난주부터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는데, 이날 CD 금리의 급락에 영향을 받은 듯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 지난달말 대비 0.32%포인트 내려갔다.

시장에서는 CD·CP 금리에 이어 장기 크레디트물의 금리도 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은 측이 기대하듯, 넘쳐나는 시중 부동자금 중 일부가 크레디트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가 당장 현실화될 지는 미지수다. 3년짜리 AA-급 회사채 금리는 8일 7.25%를, BBB- 회사채는 11.70%를 기록했다. 각각 전월말 대비 0.47%포인트, 0.32%포인트 떨어졌을 뿐이다.


한은 측이 이날 내놓은 '2008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장단기 시장금리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이후 크게 하락하고 있다. CD와 CP 금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각각 1.53%포인트, 0.91%포인트 떨어진 상태다.

한은은 또 "은행채, 회사채 등 장기 크레디트물 금리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특히 3년 만기 AAA급 은행채 금리는 2.87%포인트나 내려가며 크레디트물 중에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3년 만기 AA-급 회사채 금리도 1.60%포인트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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