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힘 '逆 샌드위치론'

머니투데이 이진우 기자, 최명용 기자 2009.01.09 08:33
글자크기

'달라진 경제환경' 中에 품질우위·日에 가격경쟁력

 홍콩에서 한국 화장품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콜럼비아에선 한국 자동차 부품이 인기를 끌고 있고 영국에선 한국 의자가 히트를 치고 있다. 가전왕국 일본에서 한국 세탁기가 팔리기 시작했다.

최대 95억파운드(19조원) 규모의 영국 히드로공항 개보수 프로젝트에, 유엔의 평화유지군 물품 납품에 한국 기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실제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국 기업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품질이 우수하면서 가격까지 합리적인 한국 제품이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제품은 그동안 중국에 비해 가격은 비싸고 일본에 비해 품질은 떨어지는 '샌드위치' 상황에 처했다.

 그러나 상황이 역전돼 '역 샌드위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엔고(엔화 절상), 원저(원화 절하)’로 한국 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되살아나면서 글로벌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상품의 재발견'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 제품에 비해 ‘싼 가격’을 노리고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사용했다가 그동안 한국의 축적된 기술력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게다가 위안화 절상으로 가격이 높아진 중국 제품에 비해 품질도 우수한 것은 물론 짝퉁도 없어 믿을 만하다는 점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동안 피나는 노력으로 기술을 축적해 온 결과가 세계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맞고 있다. '역 샌드위치' 상황이다. 즉 ‘환율효과+축적된 기술의 재인식’이 이뤄지면서 그동안 한국 상품을 코너로 몰아넣었던 ‘샌드위치’ 상황에서 탈출구를 찾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머니투데이는 코트라(KOTRA)와 공동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재발견 되고 있는 한국 제품과 기업을 심층 보도하는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아시아 각국의 경쟁력을 비교하면 한국의 역 샌드위치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일본 제품은 품질은 우수하지만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게 중론이다. 게다가 엔화 강세로 일본 제품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중국 제품은 품질이 아직 선진국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 멜라민 파동을 비롯해 각종 짝퉁 사건으로 중국산 제품이 신뢰를 얻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대만이나 다른 동남아 지역은 산업의 범위가 협소하다.

  한국 제품은 최근의 원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이 20~30% 이상 높아졌다. 제품 신뢰도도 높다. 한국 대기업이 만든 자동차나 전자제품의 품질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들 제품을 만드는데 쓰인 중소기업의 부품과 장비도 신뢰를 받고 있다.



 '역 샌드위치' 현상은 환율 덕이 크다. 가격 변동에 따른 효과다. 그러나 환율 등 외부 요인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전문가들은 이번 위기를 계기로 '역 샌드위치' 현상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기술 확보와 우수 인재 유치 등이 필요한 이유다. 싼값에 해외 전문 인력을 유치하고, 우수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인수하거나 기술 이전 협상을 벌이는 등 호황기를 대비한 투자에 나설 시점이다.

 조환익 코트라 사장은 "각국 정부가 막대한 경기 진작용 자금을 풀고 글로벌 아웃소싱이 늘어나는 등 기회 요인도 나타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