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08일(08:4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불과 한 달 전만해도 달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던 국내 금융회사들이 이제는 달러 자금 운용을 고민하고 있다.
해외채권 발행의 성사 가능성도 한 층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이 급락하고 있고,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CDS 프리미엄에 더해 추가로 주는 금리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 단기 외화자금 '달러 넘친다'..리먼 사태 이전 수준
7일 더벨이 FX스왑의 스왑포인트를 이용해 국내 금융회사들의 달러 조달 금리를 분석한 결과, 3개월 만기 내재 리보금리(Implied Libor Rate)는 5일 현재 4.53%를 기록했다. 리먼사태가 발행하기 직전인일 9월15일 5.37%보다 낮았다. 6개월물 내재리보금리도 5.82%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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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FX스왑 딜러는 "연말에 외화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위해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던 달러자금을 연초부터 풀고 있어 3개월 만기 이하의 달러 공급은 수요에 비해 넘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화자금조달의 가산금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내재 리보금리와 실제 리보금리간의 격차도 큰 폭으로 축소됐다. 11.2%포인트에 달했던 3개월물 스프레드는 3.11% 포인트까지 줄었다.
우리나라의 외화자금 사정은 불과 한 달 전만해도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정도였다. 12월 초 3개월물 내재 리보금리는 13.4%에 달했고, 1개월물의 경우 20%까지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외환보유고를 헐고, 미국에서 통화스왑 자금을 인출해 외화자금시장에 공급해야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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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외화자금 조달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CDS프리미엄도 200bp대로 떨어졌다.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외화자금 조달 길이 점점 열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일 현재 5년만기 CDS 프리미엄은 282bp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10월에는 700bp대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국내 금융회사들의 CDS 프리미엄도 완연한 하락세다.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5년만기 CDS 프리미엄은 6일 현재 모두 334bp를 기록했고,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357bp와 384bp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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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가 최악의 시점을 지났다는 분석에 힘을 얻고 미국 연준을 중심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유동성이 금융시장에 풀리자 채권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그만큼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
장기 외화자금 길이 예상보다 일찍 열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외국계 IB관계자는 "해외 투자자들이 휴가에서 복귀하고 연간 포트폴리오를 짜는 다음주 정도 해외채 시장이 반짝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본격적인 조달은 국내은행의 2008년 결산실적이 공개될 3월 정도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은 해외 조달 여건의 호전과 정부의 보증을 바탕으로 각각10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정부는 10억달러 이상의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 채권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