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한국서 무슨 주식을 왜 사나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오상헌 기자 2009.01.0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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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대표주 매수… "과도한 비중 축소 정상화 과정"

외국인들이 연초 ‘바이 코리아’에 나서고 있는데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그간 급격하게 줄였던 한국 주식 편입비중을 다시 정상화시키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지난해 과격한매도로 밸류에이션 면에서 한국주식 매력이 생긴점, 환율이 안정돼 환차손부담이 줄어든 점, 그리고 풍부해진 유동성 등이 이유로 꼽힌다. 다만 본격적인 복귀로 보기에는 아직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무엇을 사나.."종목이 아니라 한국을 산다"= 외국인들이 순매수 종목은 삼성전자, 포스코, KB금융, LG전자,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현대차, GS건설, LG디스플레이, 삼성중공업 등의 대형주들이다. 하지만 이는 외국인들이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인다기 보다는 ‘코스피 시장’을 사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올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 업종은 골고루 퍼져 있다. 전기전자업종이 5623억원으로 가장 많고 철강금속 2240억원, 운수장비 2056억원, 금융 1257억원 등이다. 외국인들이 사는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KB금융 등은 모두 이들 업종의 대표주들이다. 사실상 바스켓을 만들어 골고루 한국 주식을 담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통신, 음식료 등 경기방어주들은 배제돼 있다.

외인, 한국서 무슨 주식을 왜 사나


◆왜 사나.."축소한 한국 비중 정상화 과정"= 연초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지난해 한국 주식 비중을 급격히 줄인데 따른 반작용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한국 시장을 매도했지만 금융시장이 차츰 안정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저평가 메리트가 부각되고 기업들의 실적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 등에 따라 한국 주식 편입 비중을 정상화시키고 있다는 것. 사들이는 업종이 광범위하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특히 지난해 공매도했던 주식들의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사들여 갚으려는 ‘숏커버링’ 성격의 매수세도 포함된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여기에 환율이 안정되면서 지난해와 같은 환율로 인한 추가손실의 우려가 줄었고 오히려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외국인들을 코스피로 끌어 들이고 있다. 이밖에 초저금리와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인해 회사채의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등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할 조짐도 외국인들의 매수세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순매수 전환은 작년에 디레버리지(부채축소)를 위해 과도하게 비중을 축소한 데 따른 자연스런 과정으로 보인다"며 "국내 주식시장의 저평가 매력이 여전하고 최근 아시아 신흥시장의 투자매력이 높은 것은 한 이유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속 가능한가.."본격 매수세 단정은 성급"= 목표한 비중을 채울 때까지는 당분간 매수를 계속하겠지만 지속성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본격적인 바이코리아에 나서기에는 한국의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뮤추얼펀드 등 중장기적으로 매수하는 펀드들의 움직임이 아직까지는 포착되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펀드 유출입 동향을 보았을 때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진다고 단언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며 "지난 해 11월부터 한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 시장 주식형 펀드에서 외국인 자금유출은 둔화된 모습이지만 뚜렷하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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