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9개월만의 골든크로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1.0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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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기분 좋은 출발…코스피, 1150선 회복

황소의 첫 걸음은 산뜻했다.

2일 기축년 새해 첫 증시 개장을 맞아 코스피지수는 2.93% 오른 1157.40으로 마감했다. 장초반 1118.84(-0.50%)까지 하락하며 1120선을 내줬지만,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늘어나며 우직한 소걸음처럼 상승세로 장을 마첬다.

9개월만에 단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점도 고무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는 20일 이동평균선(1124.42)이 60일 이평선(1115.03)을 뚫고 올라가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나왔다.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만의 '출현'인 셈이다.

골든크로스는 일반적으로 증시의 흐름이 견조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20일 이평선이 60일선을 돌파하는 골든크로스는 심리와 수급이 일단 안정세를 찾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4월에도 단기 골든크로스가 나오면서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고점인 장중 1901.13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골든크로스 발생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견해를 보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14,020원 ▼60 -0.43%) 투자전략팀장은 "연초부터 단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는 점은 기술적으로는 좋은 신호로 받아 들여진다"고 말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황분석팀장도 "9개월만의 단기 골든크로스는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건설과 조선업계의 부분적인 구조조정을 나쁘게 볼 이유는 없는데다 수급과 심리가 살아나고 있어 1월 코스피지수도 기대를 걸어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골든크로스가 발생했다고 해서 추세적인 상승세 전환은 '미지수'라는 견해도 전문가들은 곁들였다.



단기 골든크로스 발생을 뒤집어보면 너무 많이 올랐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강팀장은 "신호는 좋지만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의 한계를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추세적인 상승세 전환을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해 12월10일 단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했지만, 주가지수는 19일 2018.46을 찍고 지난해 말 1820.81로 밀렸다. 베어마켓 랠리의 그늘을 떨치기 어렵다는 의미다.



강 팀장은 "국내 증시도 골든크로스의 출현이 반가운 신호로 해석되기는 하지만 중국증시에서 보듯 베어마켓을 떨치고 큰 폭으로 반등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추세를 이끌 실물경기의 신호나 지표 확인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 골든크로스 발생만 '믿고 따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인 셈이다.

현대증권 류 팀장도 단기 골든크로스 발생은 수급과 정책 기대 심리가 다시 살아난 점 등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는 있지만, 향후 악화된 지표나 기업실적이 발표되면 효과가 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들도 2일 코스피시장에서 649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최근 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기는 하지만, 추세적인 순매수 기조가 정착된 것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좀더 시간을 두고 증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류 팀장은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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