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기회…한국적 IB모델 구축"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2009.01.0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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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수장, 신년사에서 "리스크 관리, 기본에 충실" 강조

지난해 최악의 금융위기로 힘든 시기를 보낸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요 증권사 수장들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제가 어느 때 보다 불안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럴 때일수록 변화와 미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형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투자은행(IB) 모델에 대한 회의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시대를 맞아 차별화된 IB 모델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이번 세계경제의 격랑을 단순한 순환적 현상이 아닌 경제사적 변곡점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라며 전략적 대응을 강조했다.

또 “시장 하락으로 마음이 불편했을 고객들께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올해 자산관리 시장은 완만하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현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사장은 "올해 증시는 단기적으로는 크게 반전되기 힘들고, 자본시장 변화의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자산관리자로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글로벌 '톱10'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14,200원 ▲120 +0.85%) 사장은 "올해는 자통법 시대가 열리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그 동안 매진해온 선진 투자은행 사업모델 구축은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태 대우증권 (8,610원 ▼260 -2.93%) 사장도 "올해는 위기 심화, 자통법 등에 따른 환경 변화로 작년보다 더 힘들 수 있다"며 "물방울이 결국 돌을 뚫는 것처럼 꾸준히 노력해 국내 최고 ‘증권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투자회사'로 자리매김하자"고 강조했다.


이동걸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올해 '빅3'의 위상에 맞는 기본을 구축할 것"이라며 “지금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변화와 끊임없이 도전하는 프런티어 정신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현상유지에 연연하는 소극적 자세로는 승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사장은 "한국형 IB와 해외 신시장 개척을 통한 금융실크로드 구축 전략은 속도 조절은 있지만, 한국형IB모델 정립이라는 목표를 위해 흔들림 없이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높은 금융 환경 속에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컸다.

이어룡 대신증권 (16,820원 ▲60 +0.36%) 회장은 "선진IB의 몰락에서 보듯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하면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며 "사전·사후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다양한 신규 수익원 창출을 위해 신규시장을 선점하고 특화된 상품과 질 높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현승 SK증권 대표도 "장기적인 생존 및 성장기반을 확고히 만들기 위해서는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원칙에 충실하고 기본을 지키자"고 강조했다.

김호중 동부증권 사장은 "강한기업은 불황을 이용하는 기업으로, 이를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요소를 갖춰야한다"며 주식 위탁매매 업무의 질적 수준 향상, 명품펀드 위주의 소수정예 금융상품 구성 등을 주문했다.

신생증권사들은 작지만 강한 금융투자회사로서의 비전을 제시했다.



김명한 KB투자증권 사장은 "KB금융그룹의 비은행 주력 자회사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겠다"며 △회사채/ABS 분야 점유율 제고 △리테일·IB 등 신규사업 활성화 △그룹 시너지 극대화 △선진 역량과 시스템 구축 등을 주문했다.

임기영 IBK투자증권 사장은 샬롯 브론테의 시 '인생'을 인용하며 "비가 화창한 날을 예고하는 것처럼 현재 닥친 위기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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