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증시, 실적쇼크 우려에 "불안불안"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1.0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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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오바마 취임·금리인하 등 기대 있으나 펀더멘탈 부담"

새해 1월 증시도 지난해 12월과 마찬가지로 '정책기대감'과 '펀더멘탈 악화'간의 시소게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는 정책기대감의 무게가 더 컸던 반면 1월은 펀더멘탈 악화쪽 시소가 더 무거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1월 증시 전망은 대부분 '우려'하는 쪽에 기울어 있다. 1월에도 여전히 '경기부양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 있지만 펀더멘탈 악화라는 현실을 잊게 해 주기에는 그 약효가 12월만 못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물론 1월에 미국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예정돼 있다는 점은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1950년 이후 미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던 1월 S&P500지수는 평균 2.14% 상승한 반면 취임식이 없었던 1월 지수는 1.09% 상승하는데 그쳤다.

올해 '1월 효과'(매년 1월의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많지만 적어도 대통령 취임의 효과는 통계상으로 유효하다는 얘기다. 특히 올해는 오바마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정책을 예고하고 있어 기대감이 과거보다 더 클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도 잇따라 경기부양대책을 발표하고 있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외에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선례를 들어 CP 매입과 관련된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정책의 효과를 낙관하기에는 현실(펀더멘탈)의 우려가 더 크다. 1월에는 건설·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12월 및 4분기 각종 경제지표 및 기업실적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또 윈도우드레싱과 배당을 받기 위해 유입됐던 기관들의 매수세가 1월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 수급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금융감독당국은 1월부터 건설과 조선업에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시장에 돈이 돌기 위해서는 부실기업을 가려내는 작업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호재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1월 중순 이후부터는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된다. 이미 실적 추정치가 많이 하향돼 있어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져 있다. 하지만 자칫 '어닝쇼크'가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투자심리를 급격히 악화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해 4분기 및 올해 1분기 실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2분기까지도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 부분이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또 이익전망이 계속 하향되고 있는 추세여서 주가의 밸류에이션상 매력도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시경제 지표들의 발표도 부담이다. 지난해 12월30일 11월 산업생산이 사상 최악이라는 발표에 시장이 출렁거렸다. 시장은 당분간 이같은 사상 최악의 지표를 자주 접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함께 중국의 경기 둔화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HMC투자증권은 아직 증시에 반영되지 못한 리스크로 '중국 경제의 둔화'를 지적하고 "1분기부터 증시에 반영될 경우 우리 경제성장률과 기업실적을 추가로 하향 조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수급도 만만치 않은 걱정거리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4분기에 유입됐던 프로그램 매수세는 1월에 매물로 출회된 경우가 많았다며 프로그램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도 1월에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연말 환율 종가 관리로 억눌렸던 은행과 기업들의 달러 매수세가 1월에 쏟아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12월31일 역외 원/달러 환율은 급반등하며 100원 가까이 올랐다.

증권사들은 이처럼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기 때문에 1월에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당분간 음식료, 필수소비재, 통신, 보험 및 제약 등 '경기방어주'에 대한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것. 또 구조조정 과정에서 오히려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 대표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을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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