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위기의 車업계, '운명의 1월' 밝았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9.01.0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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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냐·죽느냐 "버티는 방법 밖에"… "이 위기 넘기면 새로운 기회 가능성"

120년 자동차 산업 역사에 최대 위기라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해를 넘겼다. 올해 경기전망이 더 어두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노사관계마저 불안해 2009년 1월은 차 업계의 향방을 가늠 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생산라인을 멈춘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차 (5,500원 ▼150 -2.65%)와 라인점검 중인 현대차 (250,500원 ▲4,500 +1.83%)의 아산공장이 5일 가동을 재개했다. 문제는 실물경제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자동차 수요 감소가 거의 확실한 상황이라 생산계획을 잡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이미 GM대우 부평2공장과 창원 상용차 라인은 가동중단을 연장했다.



지난 12월 내수 판매실적은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한 대기수요와 연말 각종 할인행사 등에 힘입어 업체별로 전달 대비 5~80%까지 증가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예측불가’ 상황이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12월 잠깐 판매가 늘어났지만 올 1월부터는 최악의 판매상황을 각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시장 자동차그룹의 영향 아래 있는 GM대우, 르노삼성 등은 내수사정과 별개로 글로벌시장 상황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현영석 한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수 위축은 물론 미국, 유럽 등의 불황 때문에 생산이 재개되더라도 대폭 감산한 상태에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GM본사의 운명도 1월에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6일 미국 의회가 개원하고 20일 오바마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소위 '빅 3'(GM, 포드, 크라이슬러)에 대한 장기계획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관계도 풀어야 할 숙제가 쌓였다. 현대기아차가 비상경영체제의 하나로 1월부터 전주공장 버스라인을 1교대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아직 노사 협의를 본격화하지 못했다. 논의에 들어가더라도 올 단협에서 합의한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과 상충돼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특히 쌍용차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제시한 구조조정안을 놓고 이번 주 노조, 산업은행 등과 협의를 진행해 8일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노조는 5일부터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 상황에 따라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절차를 밟는다.


IMF 구제금융 사태 직후 98년 벌어진 노동계의 투쟁도 현대차에서 시작해 만도 등으로 번져가는 등 주요 노사충돌에서 자동차산업이 중심이 된 경우가 많아 관심이 쏠린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는 "각 사업장별로 대규모 충돌을 피하기 위해 양보 협력을 하더라도 정규직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비정규직'이 방패막이로 희생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절박한 위기의식이 위기돌파의 해법이라고 진단한다. 이기정 굿모닝신한증권 팀장은 "2009년 자동차업계의 키워드는 '생존'"이라며 "시장변화에 재빨리 적응해 경제성 높은 소형차를 잘 만드는 회사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라도 우호적 환경일 때 1대라도 더 수출해야 한다"며 "1월부터 ‘고통분담’으로 버티는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 교수는 "지금은 현대·기아차가 1000만대 생산한다고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설비를 깔아놓은 토요타보다 오히려 사정이 나을 수 있다"며 "살아 남기만 하면 좋은 찬스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2009년은 우리가 경쟁력 있는 정보통신기술을 자동차에 접목시키는 등 한국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실히 해 미국 자동차산업의 몰락 후 ‘패권’을 이어받는다는 장기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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