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최악 채권 가격은 최상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8.12.3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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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생산 사상 최저…1월 금리 인하폭 50bp 가능성 증폭

지난 11월 산업생산이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경기 둔화 추세를 확실히 보여줬다. 내년 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릴 확률이 그 만큼 높아졌고, 인하폭도 0.50%포인트까지 점쳐진다.

채권시장은 경기 둔화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 금리의 하락(가격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오후 3시 현재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전날보다 0.11%포인트 하락한 3.50%, 국고채 5년물은 0.25%포인트 급락한 3.77%에 거래되고 있다.

연말임에도 시장이 강세를 보인 이유는 무엇보다 경기 둔화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때문.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1월 산업생산은 전년보다 14.1%, 전월보다 10.7% 각각 감소했다. 지난 1970년 통계 집계 후 최저 수준이다.

서비스업 생산, 소비재 판매, 설비투자 모두 부진했다. 경기 방향을 가늠할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지난달보다 1.3%포인트 하락했고,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에 비해 2.0%포인트 감소해 10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산업생산 결과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부진을 보이자 내년 1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의 관심이 몰렸다. 오늘 국고채 금리 하락폭으로만 보면 한은이 기준 금리를 0.50%포인트 내릴 것으로 확신한 모습이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50%대까지 내려와 기준금리와의 격차를 0.50%까지 좁혔다"며 "이 정도 수준이면 채권시장이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폭을 0.50%까지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반응 속도와 금리 하락폭이 너무 빨라 채권시장의 랠리를 2분기까지 유지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경기 악화도 저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고 기준금리를 실제로 0.50%포인트 인하한 후 호재 상실에 따른 후폭풍 가능성이 있어 시장 금리의 하락 추세가 1분기에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재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도 "금융시장의 시급성으로 따지면 전보다 나아졌지만 경기 둔화가 눈에 띄고 있는 상황이라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며 "한은이 주요국보다 기준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만큼 영국과 유럽의 정책금리 수준 2.0~2.5%를 고려해 0.50%까지 내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기준 금리 인하 효과가 6개월에서 1년사이에 나타난다는 점을 들어 한은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가능성도 열어 놨다.

유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은행의 자금이 내부에서 맴돌고 있다는 점이므로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보다 유동성 확대를 꾀할 보안책을 동시에 내놓을 수 있다"며 "다만 최근 한은의 입장이 금리 인하에 공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에 현재로선 0.50%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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