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연기금, 연말 1100선 사수!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2.2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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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최대 순매수로 배당락 후폭풍 방어… 거래대금은 연중 최저

2008년 거래종료를 하루 앞둔 29일 코스피시장에서 배당락 후폭풍의 바람막이로 나선 것은 연기금이었다.

연기금은 이날 1727억원을 순매수하면서 배당락 후폭풍을 맞아 신음하던 코스피시장에 진통제를 투여했다. 장중 전 거래일 대비 3.0% 급락하며 1084.26까지 주저앉았던 코스피지수는 연기금이 매수에 적극 가담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여기에 외국인들도 오후 들어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452억원의 순매수로 마감하면서 연기금의 행보와 발을 맞췄다.

이날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은 12월 들어 최대이면서 지난 10월27일(5297억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10월27일은 코스피지수가 장중 892.16까지 급락하면서 올해 연저점을 기록한 날이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추산한 12월 결산법인의 현금배당을 고려한 이론적 현금배당락 지수는 지난 주말인 26일 종가(1117.86)에 비해 28.93포인트(2.6%) 내린 1088.93이다. '이론 현금 배당락지수'를 감안하면 이날 코스피지수가 2.6% 하락한 1088선을 지키기만 해도 '보합 마감'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지수는 연기금에 외국인까지 덩달아 매수에 동참하면서 지난 주말에 비해 불과 0.27포인트(0.02%) 내린 1117.59로 마쳤다. 이론 배당락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상승세로 마친 것으로도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매수에 적극 나선 이유에 대해 '적은 여유자금으로 지수를 떠받쳐 연초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심리적 안정 기대'에 점수를 주고 있다.

이날 코스피시장의 거래대금은 2조5800억원.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거래가 한산했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배당락 후폭풍까지 겹쳐 코스피지수가 내려앉는 판국에 연기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돈으로 지수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노리고 증시에 뛰어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황분석팀장은 "배당락 후폭풍에 장초반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면서 연기금이 심리적 지지선인 1100선을 지키기 위해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증시가 연말을 맞아 공백상태일 때 연기금이 나서면 개입효과가 큰 점을 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1700억원 가량을 들여 장중 코스피지수를 2% 이상 끌어올리면서 시장에 심리적 안정을 준 대목은 '투입대비 효과'측면에서 만족할만하다"며 "2008년 폐장일인 30일에도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지수가 밀리면 다시 한번 연기금의 힘이 발휘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기금이 나선 주요 이유로는 최근 심리적 지지선인 1100선을 지키고 2009년을 맞이하려는 의도가 큰 것으로 추정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연구원은 지수 하락에 따른 가격매력도에 무게를 실었다. 황 연구원은 "연기금이 지수가 하락하면서 주식의 가격매력도가 높아진 것으로 판단하고 남은 자금을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연기금의 범위에는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각종 공제회가 포함된 만큼 어떤 자금이 증시를 떠받친 것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14,200원 ▲120 +0.85%) 투자전략팀장은 신중한 견해를 보였다.



연기금이 17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통해 지수의 반등을 이끌어낼 두드러진 이유가 없다는 쪽에 방점을 찍었다.

강팀장은 "원래 연말 종가관리는 윈도드레싱을 통한 투신이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날은 연기금이 매수주체로 나서 이례적"이라며 "그렇다고 연기금은 자체 운영자금으로 윈도드레싱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날 매수의 이유에 대해서는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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