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증시…그래도 저평가 우량주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9.01.02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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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순환매 장세 생존법

국내증시가 금리인하와 경기부양 등 정부정책에 기댄 단기 유동성장세와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후유증에 따른 추가 하락장세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종목ㆍ업종별 순환매에 투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뚜렷한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으니 '돌고 도는 물레방아식' 투자를 일컫는 순환매 장세가 연말에 이어 연초까지 부각될 가능성이 주목받는 것이다.



순환매 장세에서는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잃지 않는 자제심'이 요구된다. 최근처럼 정책 기대감과 경기침체가 대립각을 세우는 시기에 뒤늦게 순환매 장세에 잘못 편승하면 쪽박만 차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낙폭과대와 정책기대감 합작



보릿고개 증시…그래도 저평가 우량주


최근 코스피시장의 순환매는 건설과 은행, 철강, 증권 등으로 옮겨 붙으면서 강한 상승세를 이어온 것이 특징이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892.16으로 900선을 내준 지난 10월27일 이후 각국의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300포인트 가량 반등했다.

지수 반등 시 선제적으로 반응한 업종은 철강과 기계다. 중국이 사회간접시설(SOC)을 포함한 경기부양에 2010년 말까지 4조위안(약 80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호재'에 힘입어 중국관련주로 꼽히는 철강과 기계는 가장 먼저 오름세를 탔다. 10월28일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한 철강과 기계는 11월10일까지 9거래일 남짓 만에 각각 53.9%와 63.8% 급등했다.

이후 11월 말까지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철강과 기계를 대신해 순환매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건설과 은행주. 부동산경기를 살리려는 정부의 잇단 규제완화조치와 은행권 유동성 지원 등 호재가 나오면서 11월 21일부터 반등을 시작한 건설과 은행주는 12월 말까지 한달여 만에 48.7%와 39.7% 올랐다. 증권도 같은 기간 51.1% 반등했다.


원종혁 SK증권 (531원 ▲2 +0.38%) 연구원은 "선제적으로 순환매를 주도한 업종의 공통점은 중국과 국내 정책에 초점이 맞춰진 게 특징"이라며 "업황 모멘텀이 변했다기보다 기대감이 가미된 안도랠리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원 연구원은 "철강, 기계, 건설, 은행 등의 업종이 최근 과도하게 상승하면서 기관이나 외국인들의 관심에서 배제되는 기미가 보인다"며 "지속적으로 시장을 이끌기에는 에너지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연초에는 이들 업종에 비해 반등세가 약했던 전기전자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전기전자업종은 건설과 은행 업종 등이 큰 폭으로 오를 때 상대적으로 완만한 오름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가 890선에서 반등하기 시작한 이후 연말까지 12.8%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황금단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 연구원도 연말ㆍ연초에 건설과 은행, 증권 등 단기 반등폭이 컸던 업종의 비중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연구원은 "비중을 줄인 이후 확보한 현금으로 전기전자와 통신, 제약, 보험 등 단기 반등이 미진했던 업종의 비중을 느려 보릿고개와 같은 현 장세에 대비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2009년 유망 종목

2009년 초에도 2008년 코스피시장을 괴롭혔던 이슈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증권 황 연구원은 미국의 금융회사 손실 처리, 미국 GM 등 자동차 '빅3'와 국내 건설ㆍ중소 조선업체의 구조조정, 은행의 건전성 문제 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당분간 증시를 지배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관점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2009년 유망 종목을 내놓는 데 고심하고 있다. 그래도 대체적인 추세를 보면 대형주 가운데 실적 개선이 돋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저평가 우량주가 주종을 이룬다.

KB투자증권은 최근 2009년에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를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 '13선'을 제시했다. KT (41,800원 ▲100 +0.24%), 온미디어 (0원 %), 한국제지 (19,300원 ▲150 +0.8%), 아모레퍼시픽 (137,700원 ▼3,000 -2.13%), 현대백화점 (46,700원 ▼1,550 -3.21%), CJ제일제당 (310,500원 ▼11,500 -3.57%), 하나금융지주 (61,600원 0.00%), 우리투자증권 (14,200원 ▲120 +0.85%),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 LG전자 (110,100원 ▲600 +0.55%), 기아차 (105,600원 ▲2,100 +2.03%), 동국제강 (8,000원 ▲50 +0.63%), 동양제철화학 (70,400원 ▲1,900 +2.77%) 등이다.

KB증권은 이 종목들이 불황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장점을 지녀 상대적인 견조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KT는 통신업종 가운데 중장기 상승여력이 가장 크고, IPTV가 본격화되면 중장기적으로 결합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넘치는 현금(2006년 1892억원→2010년 7177억원)이 기업 인수합병(M&A) 자금으로 활용돼 새로운 성장 동력의 재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점수를 줬다.

NH투자증권 (7,240원 ▼60 -0.8%)은 안정성 높은 가치주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2009년 관심주 15선으로 삼성전자와 POSCO (375,000원 ▼500 -0.13%), SK텔레콤 (57,500원 ▼900 -1.54%), KT&G (107,100원 ▲400 +0.37%), 현대차 (250,500원 ▲4,500 +1.83%), 현대모비스 (223,500원 ▲500 +0.22%), 롯데쇼핑 (64,000원 ▲2,100 +3.39%), LG화학 (316,500원 ▼3,000 -0.94%), 한국가스공사 (50,800원 ▲3,700 +7.86%), 삼성SDI (376,500원 ▲4,500 +1.21%), 유한양행 (145,400원 ▲19,900 +15.86%), LG데이콤 (0원 %), 롯데칠성 (129,800원 ▼3,000 -2.26%), 빙그레 (63,700원 ▼1,400 -2.15%), 영원무역 (89,100원 ▼800 -0.89%)을 제시했다.

대우증권은 중소형주 가운데 불황에 강한 기업으로 발전설비 분야의 성장이 예상되는 범우이엔지 (7,930원 ▼250 -3.06%)동성홀딩스 (4,290원 ▲45 +1.06%), 한국알콜 (9,380원 ▲70 +0.75%),MH에탄올 (6,220원 ▲20 +0.32%), 대진디엠피 (1,048원 0.00%), 한텍 (1,560원 ▲24 +1.56%)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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