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미국에 이어 일본 주요 자동차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되는 등 각종 부정적 소식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당분간 자동차주의 이같은 '불안한 주행'이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미국과 일본업체들 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는 게 위안거리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쌍용차는 운영자금 고갈로 이번달 월급을 지급하지 못한다고 밝힌 가운데 모기업인 상하이자동차도 긴급 자금 지원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자동차업체들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재차 부각시켰다.
CS는 GM의 목표주가를 1달러로 낮추며 "GM의 노조와 채권자들이 구제자금을 받은 댓가로 희생에 동의하지 않으면 GM은 파산법원으로 직행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GM과 포드의 주가는 이날 각각 21%, 12%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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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았던 토요타의 실적부진도 암울함을 더했다.
토요타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 감소와 엔고 탓에 사상 처음으로 올해 1500억엔대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업체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며 "경쟁사들의 고전으로 상대적 수혜가 예상되고는 있지만 점유율 상승이 수치로 확인될 때까지 한두달은 상황을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수요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점유율 상승이 실제 가능할 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손명우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업황은 나쁘지만 현대기아차는 중소형차 비중이 높고, 환율이 우호적이어서 그나마 경쟁사 보다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누계 현대차·기아차 미국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9% 줄며 일본 빅3(-10%), 미국 빅3(-23%) 보다 선방했다. 현대차·기아차 중소형차종 판매 비중이 66%로 일본 빅3(53%), 미국 빅3(24%) 대비 높기 때문이다.
또 엔고는 일본에 불리하지만 원화약세는 현대·기아차에 유리한 상황이다.
손 애널리스트는 "과거와 달리 생산직 노조가 협조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내년에도 판매가 줄고, 이익이 떨어지는 등 상황은 악화되겠지만 미국내 점유율은 오히려 확대되고 적어도 영업적자가 나는 상황까진 안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가 가장 큰 소비제품인 만큼 최근 내린 특소세 인하폭을 더 확대하거나 할부금융 시장 지원 등 추가 부양책들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