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주류업계 재편…'하이트-진로'에 도전장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8.12.2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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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주류 우선협상자 선정…오비맥주 인수 나설 수도

롯데그룹이 두산주류 인수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주류시장의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새로운 강자로 꼽히는 롯데는 특히 주류 전 제품의 라인업을 구축, 중장기적으로 하이트-진로그룹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

롯데칠성 (129,800원 ▼3,000 -2.26%)음료는 지금까지 위스키(스카치블루)와 맥주(롯데아사히주류) 부문에서 활약을 펼쳤는데 두산주류 인수로 소주와 청주, 과실주, 와인, 주정에 이르기까지 주류 전 사업부문으로 무대를 넓힐 수 있다.



◇롯데, 주류업계 큰 손 부상
두산주류 인수로 롯데그룹은 주류시장 장악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주류사업에서 지난해 220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는데 위스키부문(스카치블루) 매출액이 2150억원으로 절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두산주류 인수로 내년에는 거의 모든 주류 부문에서 고른 매출이 기대된다.

두산주류는 올해 예상 매출액이 3600억원 정도로 다양한 제품군에서 고른 수익을 내고 있다. 처음처럼 등 소주부문에서 16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며 청하ㆍ백화수복 등 청주(660억원), 마주앙 등 와인(420억원), 설중매 등 과실주(100억원), 주정(300억원), 수출(600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두산주류와 롯데칠성음료의 위스키 부문, 롯데아사히주류의 맥주 부문 등이 결합한다면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전망이다. 당장 주류 관련 매출액만 6000억원대를 돌파할 수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의 두산주류 인수는 롯데그룹이 주류사업에 전 방위적으로 뛰어든다는 의미"라며 "소주 뿐 아니라 와인과 청주, 과실주 등도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업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류업계는 특히 "롯데그룹의 속성상 시장점유율 2위로는 만족 못할 것"이라며 "내년이후 롯데그룹이 주류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을 내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비맥주 인수전 참여 가능성
롯데그룹의 야심이 두산주류 인수에만 그치지 않고 오비맥주 인수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 입장에서는 위스키-소주 라인업에 비해 맥주는 기존 롯데아사히주류만으로는 점유율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이 오비맥주를 인수해 위스키(스카치블루)-소주(처음처럼)-맥주(오비맥주) 3각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롯데그룹의 오비맥주 인수전 참여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오비맥주 최대주주인 인베브는 오비맥주 기업매각을 매각 자문증권사를 이미 선정한 상태로 내년 이후 매각이 본격화할 수 있다. 롯데그룹도 오비맥주 인수를 위해 한 외국계 증권사를 자문 증권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는 특히 두산주류보다 예상 인수금액(1조5000억~2조원)도 크고, 주류시장 점유율도 높기 때문에 롯데그룹이 인수할 경우 시너지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만약 두산주류 인수에 이어 오비맥주까지 인수한다면 하이트-진로그룹에 맞먹는 대항마가 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양 그룹의 주류업계 1위 싸움이 치열할 수 있다"고 했다.



◇하이트-진로, 롯데 행보 예의 주시
하이트-진로그룹은 롯데그룹 두산주류 인수에 대해 일단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진로측은 특히 처음처럼 소주가 강원도 강릉에만 생산설비가 있어 롯데그룹이 인수한다고 해서 당장 소주 시장이 재편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이트-진로그룹 관계자는 "롯데가 '처음처럼'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면 생산설비 등을 새로 확대해야 할 것"이라며 "처음처럼 시장점유율은 현재 11∼13% 정도로 현 생산설비로는 이를 15%이상 높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그러나 롯데그룹의 주류시장 확대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오비맥주 인수전에 참여한다는 것을 기정사실화하며 만약 오비맥주까지 손에 넣었을 경우 시장구도가 어떻게 바뀔지 다각도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만약 오비맥주까지 인수한다면 부산 경남권에서 절대적 우위를 보였던 하이트맥주 (9,390원 ▲60 +0.64%)도 위기감을 느낄 것"이라며 "주류업계 지각변동의 중심에 롯데그룹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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