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빅3'도 어렵다…車업계 지원 시사

홍혜영 기자 2008.12.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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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원 발표에 '보호주의' 경계…日 "우리도 지원 검토"

日 '빅3'도 어렵다…車업계 지원 시사


미국 정부가 자동차 '빅3'에 대한 긴급 지원안을 발표하자 일본 자동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빅3 파산을 막게 됐다는 데 안도하면서도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에 일본 자동차회사가 불이익을 받게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눈치다.

또 미국내 일본 자동차 재고가 급증하고 있어 일본 자동차업계의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본도 자동차산업 지원을 고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 日 "우리도 어려워" = 일본 아사히 신문은 20일 니카이 도시히로 경제산업상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자동차산업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 174억 달러를 지원키로 하는 등 자동차산업 구제에 적극 나선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도시히로 경제산업상은 "일본만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日 '빅3'도 어렵다…車업계 지원 시사
앞서 19일 후쿠이 다케오 혼다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 자동차업계 해고 압박이 커질 것"이라며 "정규직 고용마저 불안해지면 일본의 자동차 수출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에서 그동안 호조를 보였던 일본 주요 자동차 회사의 지난 11월 판매도 급감했다. 토요타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3% 감소했다. 혼다가 31%, 닛산은 42% 각각 줄었다.

이에 따라 일본 업체들은 국내외에서 200만대가 넘는 감산을 계획하고 있다. 또 빅3가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면 부품을 공급하는 일본 업체들이 잇따라 미국에서 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GM과 크라이슬러가 살아나려면 친환경차나 저연비 소형차 등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일본 회사들과 제휴가 필요한데 구제금융을 받는 이들 기업이 외국회사와 협력하는 데 미국내 반대 여론이 거셀 것"이라고 지적했다.

◇ 日 빅3, 미국내 재고 급증 = 경기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빅3'들의 미국내 재고도 늘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차의 미국내 재고 차량 보유기간이 2배로 치솟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3사의 평균 재고 보유기간은 103일로, 전년동기대비 60% 늘어났다. 지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자동차 업계는 보통 적정 재고 보유기간을 90일로 한다. 미국의 빅3 자동차회사들 역시 재고 보유기간이 100일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다.

도요타의 경우 지난달 미국내 재고 보유기간은 92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무려 90%나 증가했다. 이 기간 도요타의 미국내 신차 판매 규모는 34% 감소했다.



혼다는 70% 증가한 106일을 기록했다. 닛산은 40% 늘어난 110일로, 10년만에 처음으로 100일 수준을 넘어섰다.

이 신문은 "3사가 판매를 늘리기 위해 할인 혜택 등을 강화했지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를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추가적인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의 내년 자국내 자동차판매가 3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는 내년 국내 자동차 총판매대수가 올해보다 4.9% 줄어든 486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의 자동차 판매량이 500만대를 밑도는 것은 31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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