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업계, 소비세 인하 "원가 노출되나"

머니투데이 최인웅 기자 2008.12.19 10:47
글자크기

겉으론 환영..수입원가 공개시 가격거품 논란 재연 우려

"극심한 판매부진을 타개하는데 도움이 되기는 할 것 같은데…"

수입차 업계가 19일부터 시행되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30%) 조치를 놓고 남모를 고민에 빠졌다. 국내차와 달리 개별소비세 인하가 세관통관 기준(수입원)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원가가 그대로 노출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오전, 서울의 한 BMW매장에선 지난 7일 출시한 뉴750Li(1억8000만원)의 판매가격이 얼마나 내려가는지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BMW코리아는 이달 초까지 사전마케팅을 통해 이미 250여대의 계약을 마쳤지만, 개별소비세가 곧 인하될 것이라는 정부방침이 전해지면서 12월에는 거의 출고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BMW코리아는 당초 예상보다 이른 세금인하 소식에 출고를 서두르고 있지만, 가격이 정확히 얼마정도 내려가는지는 쉽게 못 밝히고 있다.



수입차는 세관통관 기준(수입원가)으로 개별소비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뉴750Li의 경우 소비자가격인 1억8000만원이 아니라 수입원가의 3%(2000cc이상은 기존 10%에서 7%로 인하)에 해당하는 개별소비세를 내려야만 한다.

수입 브랜드별로 차이는 있지만 업계에서는 보통 소비자가격의 대략 55~80% 를 수입원가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에 공식수입업체와 딜러별 마진 등이 붙여져 최종 소비자가격이 정해지는 구조다.

BMW코리아뿐만 아니라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의 세일즈&마케팅 담당자들도 18일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소식으로 비상이 걸렸다.


19일부터 판매되는 차량에 대해 당장 모델별로 어느 정도의 세금인하 혜택이 있는지 발표해야 하지만, 규정대로 할 경우 차량의 수입원가가 공개되는 문제가 있다. 이 경우 각 딜러와 공식수입업체의 마진율이 그대로 공개되는 현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몇몇 수입차 업체들은 이미 국내차와 마찬가지로 현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2000cc미만은 약 1.5%, 2000cc이상은 약 3% 인하된 가격을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직 모델별 인하가격을 제시하지 않은 업체들도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분위기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모델별로 마진율이나 수입원가가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했다간 작년 하반기 업계를 강타한 '가격거품' 논란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별소비세 인하가 수입차 업계에 약이 아닌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