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택배 대표이사 현정은→박재영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08.12.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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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택배 대표이사 현정은→박재영


현대택배가 19일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대표이사를 현정은 회장에서 박재영 부사장으로 바꾼다. 현정은 회장은 지난 10월31일 김병훈 전 현대택배 사장이 물러나면서 임시로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으나 이번 기회에 박 부사장에게 바통을 넘기기로 했다.

그룹의 대표적인 재무기획통인 박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발탁하게 된 것은 현정은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인 현대택배가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로 변모하면서 현대택배를 중심으로 그룹의 지배구도가 짜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현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 여사가 최대주주였던 현대엘리베이터 대신 현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인 현대택배가 현대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로 부상하면서 중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택배는 지난 9월 김문희 여사의 지분 4.14%를 사들여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6.41%를 확보, 최대주주가 됐다. 현대택배는 이어 지난 4일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32만주를 추가로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현대택배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모두 20.9%로 늘어나게 돼 사실상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게 된다. 현대택배가 갖는 위상이 달라진 만큼 박 대표의 현대택배 대표이사 선임은 의미심장한 일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분석이다.

현 회장은 이미 지난달 박부사장을 현대택배로 발령내 현대택배를 중심으로 한 그룹 지배력 강화를 도모했다. 또 당시 전략기획본부 소속이던 장두일 상무도 현대택배 국내사업본부장으로 보냈으며 이번 인사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임 박 대표는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현대그룹 종합기획실을 거쳐 1992년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으로 옮긴 정통 현대맨이다.


그동안 경영권 방어, 지배구조 개편 등의 작업에 중추적 역할을 했고 현대상선의 전략,인사,회계,재정을 총괄해 왔다. 지난달부터 현대상선과 현대택배의 부사장직을 겸임하면서 현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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