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창사 40년만에 첫 감산 돌입(종합)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8.12.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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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재고량 누적, 가격 급락에 제동… 현대제철도 30% 감산 결정

포스코 (375,000원 ▼500 -0.13%)가 철강시장의 재고누적과 제조업 전반의 위축으로 2개월간 57만톤을 감산한다. 포스코가 인위적인 감산에 나서기는 지난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포스코는 세계 주요 철강사들의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국내 시장 위축으로 이달 20만톤, 내년 1월 37만톤 등 2개월간 57만톤 감산을 단행한다고 18일 밝혔다.



포스코에 따르면 세계 주요 철강사들은 수요 감소와 가격하락에 대응해 이미 지난달부터 감산에 들어갔다. 국내 수요산업의 침체가 예상보다 깊어지고 철강제품의 재고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도 주요한 요인이 됐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동안 원가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감산시기를 최대한 미뤄왔으나 많은 수요업체가 연말 연시에 설비가동을 중지할 계획이고 수출가격도 급락해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감산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11월말 현재 국내 철강재고량이 500만톤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월간 평균 재고량 350~400만톤 대비 최대 40% 이상 초과한 것으로 재고과잉과 가격 왜곡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게 포스코의 분석이다. 포스코는 현재 국내 철강재고가 연초대비 120만톤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달 감산하는 20만톤은 월평균 생산량 275만톤의 7%에 해당한다. 또 내년 1월 생산을 줄이는 37만톤은 14%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철강업계가 재고량이 쌓이게 된 주요 배경은 건설경기 침체와 자동차산업의 세계적인 위기다. 포스코측은 "특히 자동차업계가 감산을 결정하고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생산량을 줄이고 재고조정에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자동차산업이 빨리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에 이어 생산량 기준 2위 업체인 현대제철 (24,400원 ▲100 +0.41%)도 대대적인 감산을 결정했다.

현대제철은 이달 30만톤에 이어 내년 1월에는 18만톤을 감산한다. 이달과 내년 1월 감산량은 평소 생산해오던 양의 3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비율로만 보면 포스코보다 훨씬 충격이 크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설용 봉형강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미 생산을 줄여왔다"며 "직원 교육과 시설보수 등으로 자연감산을 유도해왔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는 포스코 감산이 철강가격 하락에 제동을 걸어 업계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효과적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원자재가 상승으로 비싸게 제품을 구입해놓았다가 낮은 가격에 재고를 털어낸 후 모처럼 싼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다고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강업계의 감산은 국내 제조업 전체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하강국면에 진입한다는 상징적인 증거로 해석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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