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연말 술자리, 피부도 취한다

서동혜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 2008.12.1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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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혜의 피부스토리]

2008년의 캘린더도 이제 마지막 한 장만 남았다. 그리고 그 마지막 장은 업무상 송년회에서부터 사적인 모임까지 각종 연말 모임 약속으로 빼곡하다. 특히 이러한 각종 연말 모임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술자리다.

함께해 온 사람들과 열심히 살아온 한 해를 돌아보고 정리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지만 들뜬 기분에 과음을 하게 되면 1년 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온 피부가 한번에 무너져 버릴 수 있다. 특히 연말 술자리는 한 두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기 때문에 지친 피부가 쉴 틈이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우선 과음을 한 다음날은 유난히 피부가 거칠고 푸석푸석하게 느껴진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술을 마신 다음날은 화장이 잘 안 받는다는 푸념을 자주 하곤 한다. 이는 알코올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체내 수분도 함께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 유독 물을 많이 찾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몸과 피부가 간절히 수분을 원할 때 주의해야 될 점은 찬물을 마시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찬물을 마셔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몸에서 열을 발산하기 때문에 찬물 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녹차나 커피 등도 과다한 이뇨작용으로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한다. 그리고 여성의 경우 화장을 하기 전에 수분 함량이 높은 기초 제품을 넉넉히 바르고 수분 마스크 팩을 이용해서 응급처치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연일 이어진 술자리로 피부가 심하게 푸석하고 건조하다면 피부과에서 받는 벨벳관리를 통해 피부에 촉촉하게 생기를 줄 수 있다.

술을 마신 후 얼굴이 부어 고민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얼굴이 붓는 원인은 술 보다는 짜고 자극적인 안주이다. 이는 염분이 수분을 잡아두기 때문인데, 체내에 수분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얼굴이 붓게 되는 것이다. 안주를 선택할 때는 맛이 강하고 자극적인 것 보다는 과일이나 야채샐러드 등의 부담 없는 안주를 고르는 것이 붓기를 줄이는 방법이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고 몰라보게 부어있는 얼굴 때문에 난감하다면 물에 적신 타올을 냉장고나 냉동실에 넣어 차게 식힌 후 얼굴에 올려 주면 피부 수축으로 붓기가 금방 가라앉는다. 녹차도 붓기를 빼는데 매우 효과적인데, 이는 녹차의 타닌 성분이 근육과 피부를 조여주기 때문이다. 평소 녹차를 우려내고 남은 티백을 냉장고에 보관해뒀다가 사용하면 유용하다.


과음을 한 다음날 꼭 얼굴에 뾰루지 하나씩을 달고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다. 알코올은 피지 분비량을 늘리는 한편 체내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숙면을 방해해 부신피질 호르몬이 과다 분비되게 하는데, 이는 여드름이나 뾰루지 등의 피부트러블이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술을 마신 후 피곤하다는 이유로 간혹 메이크업을 지우지 않고 자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피부에 치명적이다. 안 그래도 메이크업을 한 상태에서 장시간 술과 담배연기 등에 시달린데다가 음주로 인해 피부 온도가 상승해 모공이 열린 상태에서 노폐물이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뾰루지나 여드름이 발생하기 쉽다.

아무리 피곤해도 피부건강을 위해서 꼼꼼한 이중 세안으로 모공의 잔여물과 노폐물을 제거하도록 한다. 뾰루지가 생겼다고 해서 손을 대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잘못하면 염증이 다른 부위까지 퍼져나가 트러블이 번질 수 있고 흉터가 남을 수 있다. 염증이 심할 때는 주사나 약물로 염증을 가라앉힌 다음 의사의 처방에 따라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성인여드름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연말 술자리가 이어지다 보면 갑자기 증상이 훨씬 심해지는 경우가 흔히 있다. 전체적으로 여드름이 심해서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라면 약을 먹지 않고 여드름을 치료할 뿐 아니라 재발까지 막아주는 ‘엘원(L-1)광원을 이용한 PDT치료’가 효과적이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는 의미로 갖는 연말 모임에서 자칫 잘못하여 피부가 망가져 버린다면 새 해를 맞이하며 울상 짓게 될 수도 있다.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 하더라도 현명하게 자기 관리를 하고 후 케어에 신경 쓴다면 다가오는 2009년도 깨끗하고 환한 얼굴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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