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제로금리 랠리 이어갈까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12.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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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최대 관심사는 전일의 공격적 금리 인하로 시작된 랠리가 지속될지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6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 1%이던 목표 금리를 0~0.25%로 인하했다. 이는 1954년 연준이 지표 금리 제도를 도입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앞서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상했었다.

FRB는 이와 함께 국채 매입, 모기지 채권 매입 등 금융권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도 발표했다. 전통적인 금리 정책과 함께 경기 부양과 물가 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FRB가 사실상의 제로금리 시대 진입 선언은 소비자물가, 신규주택착공건수 등 부정적 지표를 모두 압도했다. 16일 다우지수는 4.2% 뛰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5% 이상 상승했다.

이날 아시아 주요 증시도 미국의 금리 인하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일본 증시 닛케이평균주가가 0.5%, 한국 코스피지수가 0.7% 각각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는 각각 0.1%, 0.7% 각각 상승했다.



하지만 FRB의 금리 인하 충격이 어느 정도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경기 부양과 신용경색 회복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FRB의 의지가 실효를 거둘 것이란 낙관론과 충격요법의 약발은 오래 가진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대립하고 있다.

회의론은 그간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 은행권의 대출 기피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FRB는 지난 8월 이후 10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 와중에 8월 5.25%였던 기준금리는 0~0.25%까지 떨어졌다.

금리 인하 효과에 부정적인 이들은 또 사실상의 제로금리 진입으로 FRB의 금리 인하 여력이 모두 사라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더이상 FRB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이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오바마 당선인은 이날 금리 인하 발표 전 기자회견을 통해 FRB의 전통적 수준의 탄약을 모두 소진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결국 FRB의 제로금리 선언은 증시 랠리를 일회성 호재가 아닌 경기 회생과 신용시스템 신뢰 회복을 위한 모멘텀이 돼야만 한다.



제로금리라는 극약 처방에도 뉴욕 증시 희망이 되살아나지 않는다면 다음번 불마켓(강세장)은 보다 더 먼 길을 돌아와야 할지 모른다.

금리 인하로 마련된 반전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자동차 빅3 지원 결정이 빠른 시간 내에 이뤄져야 한다.

이와 관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6일 "빅3 자동차 업체의 구제금융 지원을 위해 가능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며 "지체 없이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또 미 정부가 이날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을 통한 빅3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미 정부의 빅3 지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 백악관과 재무부는 현재 100억~400억달러 규모의 빅3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뉴욕 증시 개장에 앞서 지난주(13일 마감 기준) 모기지은행가협회(MBA) 모기지 신청건수와 3분기 경상수지가 발표된다.



직전주 MBA 모기지 신청건수는 전주 대비 7.1% 감소했다. 3분기 경상수지는 전기의 1831억달러 적자에서 1790억달러 적자로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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