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공사(캠코)가 이달에 은행권 부실채권 1조원을 매입하기로 하고 정부가 '은행자본확충펀드'(가칭)를 조성해 자본 확충을 지원키로 한 점도 이를 감안한 것이다.
여신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외환은행의 '고정이하' 여신은 5130억원으로 3분기에 1160억원 늘고 SC제일은행(3431억원)과 한국씨티은행(2535억원)도 각각 254억원, 359억원 증가했다.
◇"이제 시작일 뿐"=총 여신 가운데 고정이하 여신비율만 보면 은행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아니다.
지난 3분기말 시중은행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82%로 1%선을 넘지 않았다. 2001년 3분기까지 5%에 달하던 이 비율은 2002년 1분기 2%대로 급락한 데 이어 2005년 1분기 1%대로 떨어졌다. 이후 2006년말 1%선을 밑돌아 올해 2분기 0.71%까지 하락했다. 시중은행별로는 9월말 현재 0.69~0.95%로 모두 1% 미만이다.
은행들은 그러나 경기침체로 부실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그동안 연간 수조원의 순이익을 통해 과거 부실을 상당 규모 정리하고 시스템도 정비했기 때문에 웬만한 충격은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갖고 있다"며 "부실채권이 12월 말에는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괜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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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다만 "중견·대기업들이 견디고 있으나 이들 중 몇 개만 잘못돼도 은행들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편 은행들은 여신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한다. 이중 고정이하 여신은 '떼일지도 모르는 대출', 곧 부실채권으로 분류된다. 은행들은 이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