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강남 집값 덜 떨어질까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2008.12.18 12:16
글자크기
올해 서울에서는 송파구 등을 중심으로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강남권 주변지역까지 집값 하락이 이어졌고 강남권에서는 대형아파트의 전세물건이 남아도는 역전세난까지 발생했다.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지 아니면 집값하락이 어느 정도 진정될지 주목되고 있다.



가장 먼저 꼽는 변수는 내년 입주물량이다.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은 올해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다. 이 때문에 그동안 수급 불균형으로 하락했던 집값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경기지역은 판교 등 신도시와 용인지역에서 대단지 입주를 기다리고 있어 올해 강남지역과 같은 입주 대란 재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영주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내년 입주 물량은 전국 29만여 가구로 올해보다 13%가 줄어들었다"며 "특히 서울은 2005년 이후 최저물량으로 올해보다 57%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경기 지역에서는 판교 등 신도시에 대단지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집값 향방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입주물량, 올해의 절반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총 75곳 2만2262가구로 올해 총 117곳 5만1195가구에 비해 57% 정도 감소됐다.


강남지역에선 강동구 상일동 강일1지구에 8곳 4490가구 대단지가 입주할 예정에 있어 주목 받고 있다.

내년 7월에는 서초구 반포동 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래미안퍼스트지’ 2444가구와 6월에는 서초동 ‘서초아트자이’ 164가구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셋값 하락이 컸지만 내년에는 물량이 대폭 줄어들고 2007년 입주한 잠실 주공3단지의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있어 현재보다 호전되지 않을까 전망 된다"며 "가장 호황을 누렸던 2007년의 전세가가 3억원 대였다면 2008년은 2억원 초반, 2009년도는 2억원 후반~3억원 초반까지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북지역의 경우 은평뉴타운은 지난 6월 입주가 시작됐고 내년 1월에 2지구에 장기전세주택을 포함해 4곳 466가구가 집들이에 나선다.

또 내년 10월로 입주시기가 잡힌 성북구 종암동 래미안종암 2차 1161가구와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최고 300대 1의 청약률을 기록한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힐스테이트’ 445가구가 5월에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은평뉴타운 T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분당 등에서 분양가 이하 아파트들이 속출하면서 은평뉴타운도 그만큼 많이 빠져야하지 않느냐며 항의 전화가 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생각보다 집값이 많이 하락하지 않은 상태"라며 "특히 내년 입주 예정인 2지구 같은 경우 프리미엄만 해도 1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2지구는 올해 입주한 1지구보다 교통 등 장점이 많기 때문에 입주율이 높을 것으로 보여 집값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판교ㆍ용인, 집값 더 떨어질 듯



판교신도시에서는 내년에만 1만4522가구의 입주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파주신도시는 7795가구, 오산세교신도시는 4680가구, 동탄신도시는 3297가구, 김포한강신도시는 653가구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용인시 풍덕천동 C공인중개사는 "용인뿐 아니라 판교에서까지 대규모 입주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입주 폭탄을 맞았던 서울 송파구와 같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소문으로 퍼져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다"며 "현재까지는 집값이 워낙 많이 빠져 주춤하고 있지만 내년 입주 물량이 쏟아진다면 다시 한번 집값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남시 분당 H공인중개사는 "12월 판교 첫 입주를 앞두고 경기 침체로 중도금이나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현재 살던 집에서 발이 묶여버린 경우가 상당수"라며 "입주도 하기 전에 일단 전세물건으로 돌려 보자는 매도자들이 많아 전세매물 출시량까지 늘어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TOP